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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쪽방주민 자존감 높이고, 지역상권 살리는 동행식당‧목욕탕… 올해 확대 운영

- 동행식당, 쪽방주민에 식사 64만 2080끼(’23년) 제공‧하루 약 1760여명 이용
- 동행목욕탕, 2만 2,777명(’23년) 이용‧밤더위‧밤추위대피소로도 활용도 높아
- 참여 상인, 매출증대는 물론 사회공헌에 보람 느껴… 친목형성으로 상호돌봄관계 형성
- 올해 식당은 43곳→49곳, 목욕탕도 6곳→8곳 확대, 전자결제방식 도입해 편의 높여
- 동행식당‧목욕탕 ‘이웃지킴이가게’ 지정, 고독사 예방 등 사랑방 역할 할 것

[서울/박기문기자] 쪽방촌 주민에게 따뜻한 식사와 편하게 씻을 공간을 제공하는 ‘동행식당’과 ‘동행목욕탕’이 쪽방주민의 생활 개선은 물론 이웃과의 교류를 통한 심리적 안정, 사회화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인들도 매출 증가와 함께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로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쪽방촌 주민이 오면 장사에 방해된다’, ‘우리가 쪽방촌 주민이라 차별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다.

 

서울시의 약자와의 동행 대표정책 중 하나인 동행식당과 동행목욕탕이 쪽방촌 주민들의 생활 개선과 자존감 향상은 물론 지역 내 상호돌봄 관계 형성과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는 상생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동행식당’은 서울시가 5개 쪽방촌(창신동, 돈의동, 남대문로5가, 동자동, 영등포동)에 총 43개 식당을 선정해 쪽방주민들이 하루 1끼(8000원) 지정된 식당에서 원하는 메뉴를 직접 골라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동행목욕탕’은 매월 2회(혹서기 월 4회) 목욕권 지원하는 사업으로 혹서기‧혹한기에는 밤추위-밤더위 대피소로 활용해 야간 잠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동행식당, 지난해 쪽방주민에 식사 64만 2080끼(’23년) 제공. 이용자 96% 만족>

지난해 동행식당이 쪽방주민들에게 제공한 식사는 총 64만 2,080끼, 하루 평균 1,759명(1일 1식)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지난해부터 종이식권이나 수기대장 작성으로 인한 이용자들의 낙인감을 줄이고, 식당 운영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자급식카드로 결제 수단을 바꿨다. 현재 카드 배부율은 85.5%(2064명)다.

 

이용 만족도도 높았다. 동행식당 이용자 1,7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6%가 만족한다고 답했고, 동행식당에서 주로 식사를 해결한다는 답변도 61.1%(복수응답)에 달했다. 고물가 시대 쪽방촌 주민들의 생활안정에 동행식당이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행식당 사업주 만족도도 5점 만점에 4.53점이었다. 만족 이유로 ‘매출증대’(43.6%)보다 ‘보람 및 돕는 즐거움’(45.5%)을 더 높이 꼽아 지역봉사와 상생효과도 확인됐다. 뿐만아니라 ‘쪽방주민을 이웃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쪽방주민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 등의 반응도 있었다.

 

이번 조사는 시민 모니터링단이 직접 동행식당을 방문해 사업주 43명을 대상으로 식당운영 현황 및 사업효과, 만족도 등을 조사했다.

 

<동행목욕탕, 2만 2,777명(’23년) 이용, 밤더위‧밤추위대피소로도 활용도 높아>

지난해 6곳의 동행목욕탕을 이용한 쪽방주민도 2만2,777명에 달했다. 월평균 1,898명이 목욕탕을 이용한 셈. 이용만족도(1332명 조사)도 96.1%로 높았다. 동행목욕탕은 폭염과 한파를 피할 수 있는 야간 대피소로도 활용되는데 지난해 밤더위 대피소(3개소)는 60일간 1,182명이, 밤추위 대피소(4개소 운영) 60일간 1,929명이 이용해 편안한 밤을 보냈다.

 

서울시는 이러한 순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올해 ‘동행식당’과 ‘동행목욕탕’ 개수를 늘리고 이용 방법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동행식당’은 현재 43개에서 49개로 늘려 식당과 메뉴에 대한 선택권을 넓히고, 식당별 모니터링을 강화해 위생, 친절 등 서비스 질을 높인다.

 

아울러 ‘동행식당’의 경우 ‘1일 한끼’ 식사가 기본으로 설계되어 있는 만큼 급식카드 결제시스템과 식당 사업주를 통해 쪽방주민들의 안부확인까지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쪽방상담소 담당자가 주 1회 급식카드 결제 내역을 확인해 3일 이상 결식했거나 평소와 다른 이용 패턴을 보이면 상담소 내 돌봄매니저나 간호사 등과 함께 안부를 확인한다.

 

또 거동 불편 주민 대상 음식 배달 과정에서 건강 이상 등 긴급 상황이 발견되면 쪽방상담소에 긴급연락해 돌봄 공백을 메운다.

 

동행목욕탕도 올해는 8개까지 확대해 이용에 편의를 높이고 동행식당처럼 주민들이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전자결제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동행식당‧목욕탕 ‘이웃지킴이가게’ 지정, 고독사 예방 등 사랑방 역할>

한편 서울시는 동행식당과 동행목욕탕 이용과정에서 주민들이 함께 식사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자연스러운 친목이 형성되고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에겐 자진해서 음식을 배달하는 등 상호돌봄관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시는 이러한 바람직한 공동체 현상을 주민관계망 형성사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거동이 불편한 주민에게는 이웃 주민, 자원봉사자 등을 활용해 동행식당 음식배달 등을 연계하고, 쪽방에서 나와 함께 식사하고 목욕하는 ‘공동 밥상’, ‘목욕 나들이’ 등 주민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동행식당과 동행 목욕탕을 ‘이웃지킴이가게’로 지정해 고독사 예방 등 쪽방촌의 사랑방 역할을 하도록 한다.

 

정상훈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동행사업은 쪽방촌 주민들에게 하루 한 끼는 원하는 음식을, 1주일에 한 번은 따뜻한 목욕을 제공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지만, 사업이 지속될수록 예상하지 못한 지역사회 통합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며, “올해는 동행목욕탕도 종이 이용권이 아닌 전자적인 방법으로 개선하는 등 주민들과 사업주들의 불편을 없애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행식당 협약식(’23. 12월)                                                              동행목욕탕 현판

   

                         동행식당 주민선호도 투표 후 개표장면                             동행식당 전자급식카드 결제시스템 모니터링

# 솔직히 사업시작 전에는 쪽방주민이 술을 많이 마시고 오거나 불결한 위생 상태가 다른 손님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죠. 사회에 봉사한다는 마음과 코로나19로 어려웠던 시기에 조금이나마 매출에 도움이 될까 하고 시작한 거고요. 그런데 지금은 주민이 오셔서 목욕하시면서 노래를 할 때, 저도 들어가서 막 박수 쳐 주고 그래요. 목욕하시려고 그날만큼은 술도 드시지 않는다고도 하고요. 지금은 가족 같은 단골이 된 분도 있어요. (동행목욕탕 사장A씨)

 

# 처음엔 거부감이 있었어요. 그런데 종종 오시던 분이 식권을 가지고 와서 놀랐어요. 쪽방주민이 별반 다르지 않구나 하고 생각했지요. 단골손님이 되시고 식사를 꾸준히 하셔서 건강상태가 좋아지신 것 같아 보이면 마음이 좋아요. 간혹 위생상태가 좋지 못해 포장해 가시는 경우도 있는데 안타깝고 정신적으로도 더 건강해지고 자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이 잘 진행되었으면 좋겠어요. (동행식당 사장 B씨)

 

# 무료급식소에서 줄 서서 먹는 데는 누구나 다 가지 않거든요. 줄 서서 타 먹는 게 불편하고, 창피해서요. 그런데 동행식당은 매일 (안 가면 포인트가 사라져서 손해니까) 가서 식사를 해요. 그래서 달라졌어요. 막걸리만 드시던 분들이 빼빼 말랐던 분들 얼굴이 다 좋아졌어요! 그리고 한 군데가 아니고 여러 군데라 먹고 싶은 걸 골라 먹을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고, 어쨌든 먹으려면 방에만 있던 사람도 나가고, 또 사람 만나고 하니까 좋아요. 골목길에서 마주치면 “형님, 식사하셨어요?”, “아니, 아직”, “그럼, 저랑 같이 가실래요?”..이러고 같이 가고 식사하고 그래요. (쪽방주민 C씨)

 

# A 동행식당을 운영하는 홍OO씨 연일 음식을 들고 여기저기 뛰어다닌다. “제가 배달을 안 가면 큰일난다. 그분들은 하루를 굶으셔야 한다”며 쪽방주민의 보호자 역할을 자처한다. 한 번은 배달 갔을 때 할머니 한분이 쓰러져 계신 것을 발견하고 119신고 및 병원까지 동행한 적이 있었다. 홍○○ 사장은 “건강이 허락돼서 식당을 운영할 때까지는 동행식당에 참여하고 싶다. 그때까지 우리 식구들(쪽방주민)과 건강하게 웃으면서 보는 게 소망”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24.2.8.)

 

# 식당이 한산한 시간대에는 쪽방주민들이 오가며 식당에 들러서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해요. 그러다 식당 사장님과 함께 멸치똥 제거나 나물 다듬기 같이 음식재료를 손질하며 앉아 거들기도 합니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 시간도 잘 가고, 덜 외롭다고들 하세요. 다만, 식당사장님들이 휴게시간을 갖지 못하거나 연중무휴로 운영하시기에 좀 힘드신 건 아닐까 염려하기도 합니다. (쪽방상담소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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