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최동민기자] 10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민주화운동가·여성운동가로 활동한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별세했다. 향년 97세.
이날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는 “이 이사장이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운명했다”고 전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 3월부터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VIP 병동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왔다. 이 이사장은 그간 노환으로 수차례 입·퇴원을 반복해왔으며 며칠 전부터는 의식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922년 유복한 의사 집안에서 태어난 이 이사장은 이화여전 문과와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한 뒤 미국 유학을 다녀와 이화여대에서 강의를 하는 등 당대 여성으로선 보기 힘든 인텔리였다.
대한여자청년단(YWCA) 총무 등 1세대 여성운동가로 이름을 날리던 이 이사장은 가난한 정치 재수생이었던 김 전 대통령을 만나 1962년 결혼한 뒤 지난 2009년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할 때까지 47년간 “고난과 영광의 회전무대”를 살아왔다.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 전 대통령과 동행해 영부인으로는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이 여사가 별세함에 따라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도 이어져왔던 ‘동교동 시대’도 완전하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유족으로는 김홍업, 홍걸 2남이 있다. 장남인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은 이 여사에 앞서 지난 4월 20일 별세했다. 아들 가운데 홍걸씨가 김 전 대통령과 결혼해 낳은 친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