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박기순기자] 가족과 친지가 오랜만에 모이는 설 명절이 성큼 다가왔다. 이번 설에는 친하다는 의미
가 담긴 ‘친가(親家)’와 바깥·타인이라는 의미의 ‘외가(外家)’ 대신 ‘아버지 본가’, ‘어머니 본가’로 불러보
면 어떨까?
‘장인·장모’, ‘시어머니·시아버지’라는 호칭도 처가와 시가 구분 없이 ‘어머님’, ‘아버님’으로, ‘집사람’, ‘안
사람’처럼 왜곡된 성역할에서 비롯된 호칭도 이제는 ‘배우자’로 고쳐 써보자.
서울시여성가족재단(대표 강경희)이 2019년 기해년(己亥年) 설 명절을 맞아 명절에 흔히 겪는 개선해
야 할 성차별 언어·호칭 7건과 쓰지 말아야 할 속담 및 관용표현 TOP7을 담아 「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_
설특집」을 발표했다.
‘2018 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 가족․호칭 등 성차별 언어 시민 제안 522건 ○ 성평등 생활사전_언어편(’18.5.30.~6.11, 전체 제안 608건 중 129건) ○ 성평등 생활사전_추석편(’18.9.4.~9.11, 전체 제안 1,275건 중 55건) ○ 서울복지박람회(’18.10.27., 서울시청광장) 참여 시민 가족․호칭 등 315건 제안 ○ 대학생 성차별 단어 개선 제안 총 48건(’18년 12월, 경희대 24건, 서울여대 24건 등) 중 23건 ※ 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 : 서울시민의 생활 속 언어와 행동을 성평등하게 바꾸자는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시민 참여 캠페인명. 2018년 5월 시작해 총 3회 진행. |
아울러 이번 설 연휴 동안 가족들이 사다리 게임으로 집안일을 나누는 모습을 인증하면 5천 원 상당
의 기프티콘을 증정(50명 추첨)하는 ‘집안일 나누기’ 캠페인도 진행한다. 작년 추석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발표한 「성평등 생활사전_추석특집」편에서 남녀가 뽑은 명절 성차별 1위는 ‘여성만 하는 가사노동(전체
의견의 53.5%)’이었다.
포털사이트에 사다리 게임을 검색하거나 앱을 설치한 후 참여자와 집안일을 입력, 게임 시작 버튼
을 누르면 집안일을 랜덤으로 나눌 수 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LSyz6xRgwFnrnlyTj9Daqw)에서 재단이 제작한
‘명절 집안일 나누기 사다리게임’ 영상을 참고하면 된다. 종이 등에 직접 손으로 그려 인증해도 된
다.
직접 사다리 게임에 참여한 후 명절 집안일 나누기가 완료된 화면을 캡쳐해 이메일
(newsletter@seoulwomen.or.kr)로 보내면 된다.
영상은 서울(https://youtu.be/CDzENTijlyA), 경상도(https://youtu.be/kNbcoyWj9uM), 전
라도(https://youtu.be/ATL00d6GC5g)버전으로 제작했다.
명절 집안일 나누기 사다리 게임 참여 방법 1. 스마트폰 SNS 애플리케이션을 열어 사다리게임 검색 2. 참여자를 정해 입력 후 내기 버튼을 눌러 해야 할 일을 나눠 입력 3. 입력이 완료되면 사다리게임 시작 버튼 클릭 ⇒ 랜덤 가사분담 완료 ※ 종이 등에 직접 손으로 그려 참여해도 무방함. 가족 구성원이 가사를 분담하는데 의의가 있음. |
<언어 : 집사람‧바깥사람 → 배우자 / 친가, 외가 → 아버지 본가, 어머니 본가 / 주부 → 살림꾼 등>
명절에 흔히 겪는 성차별 언어 7건은 가족을 부를 때나 다른 사람에 소개할 때 주로 쓰이는 단어들이다.
지난해 시민이 직접 제안했던 성차별 언어 중 가족 호칭 등 관련 총 522건을 별도로 모아 국어·여성계 전
문가 자문을 통해 선정했다. 사회적 영향력이 높아 우선 공유·확산해야 할 대표적인 단어들이다.
집사람‧안사람‧바깥사람→ 배우자 : 남성 쪽은 집 밖에서 일하고, 여성 쪽은 집 안에서 일한다는 인
식에서 비롯된 집사람‧안사람‧바깥사람이라는 말을 지양하고 ‘배우자’로 부르자는 주장이다.
외조‧내조 → 배우자의 지원, 도움 : 남편의 도움을 외조로, 아내의 도움을 내조로 표현하는 것을
배우자의 지원, 도움 등으로 고쳐 부르자는 의견이다.
친가‧외가→ 아버지 본가·어머니 본가 : 친할 친(親), 바깥 외(外) 자를 써 구분하는 것을 아버지 본
가, 어머니 본가로 풀어 쓰자는 요구다.
장인‧장모·시아버지‧시어머니→ 어머님·아버님 : 장인, 장모, 시아버지, 시어머니 등 처가와 시가를
구분하는 호칭을 ‘어머님, 아버님’으로 통일하자는 제안이다.
주부 → 살림꾼 : 한 가정의 살림살이를 맡아 꾸려 가는 안주인, 여성을 지칭해 쓰이는 ‘주부’라는
말을‘살림꾼’으로 바꾸고 남성과 여성 모두 쓸 수 있게 하자는 주장이다.
미망인 → 故○○○의 배우자 : 남편과 함께 죽어야 할 것을 아직 죽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미
망인’을 쓰지 말고 사망한 남편의 이름 등을 사용해 故○○○의 배우자로 풀어쓰기를 권장한다.
미혼모 → 비혼모 : ‘미혼모’라는 단어는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체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아
닐 비(非)자를 써 ‘비혼모’로 순화가 필요하다.
<속담 및 관용표현 : ‘암탉이 울면 집안 망한다’, ‘남자는 돈, 여자는 얼굴’ 등>
성차별 속담 및 관용표현으로는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가 1위를 차지했다. ‘남자는 돈, 여자는
얼굴’, ‘남자는 일생에서 세 번만 울어야 한다’가 그 뒤를 이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자주 사용되는 성차별 속담·관용표현의 목록을 뽑아 서울시성평등생활사
전자문위원회를 통해 선정했다. 지난 추석 명절 시민이 제안 내용 중 성차별 속담이 있던 것에 착안
했다.
Top1 |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 가정에서 여성이 집안 일을 좌지우지하면 안된다는 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Top2 | 남자는 돈, 여자는 얼굴 | 남성은 재력을 갖춰야 가족을 먹여살리고 여성은 보조적인 존재로 예쁜게 최고라는 가부장제적 편견을 담은 말. |
Top3 | 남자는 일생에서 세 번만 울어야 한다 | 태어날 때, 부모님을 보냈을 때, 나라를 잃었을 때 정도로 큰 일이 있어야 남성은 눈물을 보일 수 있다는 ‘강한 남성’ 이미지를 고착화하는 말. |
Top4 | 사내대장부가 부엌에 들어가면 OO가 떨어진다 | 남성이 주방일을 하면 안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하는 말. |
Top5 | 미운 며느리 제삿날 병난다 | 미운 사람이 미운짓만 골라한다는 뜻으로 제사 준비는 며느리가 해야 한다는 말. |
Top6 | 사위는 백년지객(백년손님) | 사위는 언제나 깍듯하게 대해야 하는 어려운 손님이라는 뜻으로 쓰는 말. |
Top7 | 여자 팔자는 뒤웅박 팔자다. | 입구가 좁은 뒤웅박 속에 갇힌 팔자 또는 뒤웅박에 달린 끈에 매어있는 등 다양한 뜻으로 남편을 잘 못 만나 신세를 망치면 헤어나오기 어렵다는 말. |
서울시여성재단은 2.1(금)~2.11(월) 재단 홈페이지(http://www.seoulwomen.or.kr)를 통해 이번
설 명절 기간 동안 ‘내가 겪은 성평등 명절’에 대한 시민 의견을 조사한다. ▴내가 느낀 2019 설 명절의 성
평등 점수 ▴우리집 명절 성평등 사례 ▴대안 마련이 시급한 도련님, 아가씨, 서방님 등의 가족 호칭 개선 등
에 대한 시민 의견을 듣고 그 결과를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조사엔 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참여자 중 200명을 추첨으로 선정해 5천원 상당의 모바일 기
프티콘을 증정할 예정이다.
한편, 재단이 작년 추석특집편 제작 당시 시민이 제안한 시가·처가 명절 방문 순서를 각색해 만든 ‘설 명
절 할머니 단톡방 클라~쓰’ 동영상(https://youtu.be/kgUC9ltp1Pw)도 재단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설에는
시가→처가,
추석에는 처가→시가 등의 순으로 방문하는 ‘교대 방문’ ▴설에는 시가만, 추석에는 처가만 가는 ‘1명절 1
본가방문’ ▴각자 자신의 본가에서 명절을 보내는 ‘각자 자기집 방문’으로 구성됐다.
시민이 제안한 다양한 성평등 명절 방문법 ○ 시가‧처가 교대 방문 : 명절 기간 동안 시가를 먼저 방문하는 관행을 바꿔, 설에는 시가를 갔다 처가를 가고 추석에는 처가를 갔다 시가를 가는 등의 방법 ○ 1명절 1본가 방문 : 설에 시가 방문, 추석에 처가 방문 등 한 명절 등 한 본가만 방문하는 방법 ○ 각자 자기집 방문 : 각자 자신의 본가에서만 명절을 보내는 방법 |
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시민들이 명절에 겪는 성차별적 언어와 행동에 대한 높은 관심
을 확인해 이번 설 명절부터는 실생활에 바로 적용 가능한 성평등한 명절팁을 제시하게 됐다”며 “서로에
게 상처가 되는 언어와 행동 대신 성평등한 언어와 행동으로 가족·친지와 함께 즐거운 설 명절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