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본분류

제주 올레길 10년, 이제는 몽골까지~

대한민국 걷기 열풍의 주역, 제주 올레길 10년을 돌아보다

(한국방송/최동민 기자)오늘도 많은 길들의 바람이 이 가을을 따라 불고 있습니다. 서울로 치자면 서울 둘레길, 경기도의 경기 옛길, 강화도의 강화 나들길, 전남의 섬진강 물소리길, 동해를 잇는 해파랑길, 죽령옛길을 품고있는 소백산 자락길, 강원도 바우길. 부르자면 부르다 잠들 많은 길들의 바람이 바다내음, 산내음, 풀내음을 가지고 붑니다.

그 내음에 취해서 한 발 한 발 걷다 보면 하루의 행복이, 삶의 행복이 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이런 하루의 행복을 내어 주는 걷기의 시작이 문득 궁금합니다.

수많은 길에 이름을 내어주고 걷기의 시작을 이끌어 낸 제주 올레길. 걷기의 시작이라고 말해도 과언 아니겠죠.

제주 올레길 전체지도

제주 올레길 전체지도.(제공=사단법인 제주올레)


대한민국 걷기여행의 열풍을 처음 일으킨 곳은 제주. 그 제주도의 여행길을 ‘올레’라고 부릅니다. 올레란 ‘집에서 거리까지 나가는 작은 길’을 뜻하는 제주방언이라는데요.

마을사람들이 아니고서야 걷지 않던 안길을 걷고, 들판을 지나 오름을 타고, 해풍이 가득한 바닷길을 걷는 올레길. 이 길 위에서 치유와 행복을 얻은 사람들이 하나둘 ‘놀멍 쉬멍 꼬닥꼬닥’(놀면서 쉬면서 천천히) 걸었던 길이 제주올레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시작에서 시간이 흘러 코스가 하나, 둘 늘더니 총길이 425㎞ 26개의 다양한 개성을 가진 코스로 만들어졌습니다. 어떤 코스는 바다전망이 그만인 곳, 어떤 코스는 돌과 풀의 끝없는 다툼, 어떤 코스는 주인이 있을 법한 목장을 지나치는 코스, 오름을 오르지만 산을 오르는 듯한 등산 코스, 숲을 지나와 바다가 기다릴 줄 알았더니 바람이 먼저 기다렸던 코스. 그런 다양한 길이 모두 준비된 제주 올레길입니다.

제주 올레길을 걷는 사람들 <제공=사단법인제주올레>

제주 올레길을 걷는 사람들.(제공=사단법인 제주올레)

 

그렇게 제주 올레길이 만들어진 시간이 벌써 10년이 되었답니다. 제주올레에서 한 걸음 떨어진 우리가 보는 시간은 ‘벌써’지만, 사단법인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의 10년은 ‘이제야’입니다.

이제야 10년. 시간의 밀도만큼 기쁨, 보람, 감사에 충만한 날들이었지만 무릎이 꺽이는 날도 많았음을 새겨들어야 하는 시간일 듯합니다.

기사에 따르면 제주 올레길 10년간 탐방객만 770만 명이 넘어섰고, 제주관광 1,000만명 시대 ‘주역’이며, 제주 이주 열풍에 한몫을 하는 등 제주 경제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합니다.

올레길을 걷기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제주를 찾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한 달 넘게 제주에 머물면서 올레길을 걷는 ‘올레꾼’들도 생겨났다고 합니다. 제주올레 공식 완주자도 지금까지 1,606명에 이른다고 하네요.

제주 올레길은 지역사회 전반에 영향을 주면서 많은 변화를 가지고 오고 있습니다. 걷기 열풍에 맞춰 올레길이 뜨고,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은 제주 자연이 주는 휴식에서의 휴양을 넘어 거주의 섬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제주를 오가는 저가항공사의 취항으로 접근성도 나아지는 변화를 가지고 왔습니다. 

제주 올레꾼의 멋진 모습

제주 올레꾼의 멋진 모습.


이 같은 변화는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미쳐, 올레길 마을 음식점이나 구멍가게, 올레코스 주변으로 게스트하우스와 민박, 음식점이나 커피숍 등도 들어서면서 활기가 넘친다고 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도보여행 활성화에 따른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 보면 올레꾼 1인당 평균 지출금액에 단순히 연간 찾아오는 탐방객 수만을 곱하더라도 수천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낸다고 추산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무엇보다 제가 손꼽는 최고 변화는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올레길을 조성·운영하며 쌓인 노하우를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과 함께한다는 점입니다.

일본 규슈올레는 2012년 2월 협약을 시작으로 매년 2∼4개 코스를 개장해 현재까지 총 19개 코스가 조성됐고, 올해 6월에는 몽골 울란바토르에 몽골올레 2개 코스가 생겼으니, 세계적으로 길을 잇는데 제주올레의 10년이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서울 둘레길에서 열린 제주10주년 기념 행사

서울 둘레길에서 열린 제주올레 10주년 기념 행사.

 

‘처음 걷는 사람은 있어도 한번 걷고 마는 사람은 없다’는 제주 올레길 10년.

그 10주년을 기념하여 서울 둘레길 함께 걷기로 축제를 열었습니다. 축제 후에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제주올레 토크콘서트가 열렸습니다.

그동안 올레길을 후원한 사람들을 초대해 지난 1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10년에 대한 계획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답니다.    

사단법인 제주올레 서명숙이사장

사단법인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

올레길을 낸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의 스토리를 시작으로, 영화배우 류승룡 씨의 스토리, 폐암 말기 선고를 받은 뒤 항암치료 대신 4대가 함께 제주 올레길을 완주하며 더 건강하고 풍성한 삶을 살게된 가족의 스토리, 뇌졸중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했던 장애인 아버지가 친구와 함께 제주 올레길을 완주하는 것을 보고 눈물을 쏟아냈던 딸의 스토리 등 제주 올레길을 걸으며 새로운 삶을 만난 사람들의 숨은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올레길 위 쓰레기를 줍는 자원봉사자들 <제공=사단법인제주올레>

올레길 위 쓰레기를 줍는 자원봉사자들.(제공=사단법인 제주올레)

10년이라는 시간이 만든 사람과 자연의 길. 그 길을 사랑하고 그 길을 지키고자 하는 많은 후원자와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모습까지 만날 수 있었던 토크쇼는 진정 제주올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후원과 관심과 애정의 밤이었습니다.

요즘처럼 하늘 좋은 날 제주올레로 나서 걸어보는 것 어떠세요. 제주 올레길 어딘가 삶의 힘듦을 덜어낼 작정으로 걷는 내가, 아니면 누군가가 또 다른 어느 길을 낼 모양인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종합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