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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로 떠나는 열흘간의 시간여행

5월 7일까지 제3회 궁중문화축전 열려~ 대한제국 황제 즉위식 참관기

(한국방송뉴스/안예지기자) 경복궁과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 4대 궁과 종묘에서 조선시대 궁중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축제인 ‘제3회 궁중문화축전’이 시작된 걸 아시나요. 얼마 전 다녀온 고궁음악회를 통해서 알게 된 우리 고궁의 멋을 이 봄에 한껏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맘껏 마련되었답니다.

수백 년간 자리를 지켜온 고궁과 종묘를 살아 숨쉬는 축제의 장으로 만나는 ‘궁중문화축전’이 올해로 3회째를 맞이했습니다.

‘궁중문화축전’은 4월 28일 개막제를 시작으로 5월 7일까지 열흘 동안 진행이 됩니다. 축전 기간 동안 각 궁궐의 장소적 특성과 역사적 배경을 기반으로 궁중 문화를 재해석하는 각종 공연, 전시, 체험, 의례 등이 펼쳐집니다. 하늘 맑은 봄, 5월의 첫 날, 제가 방문한 곳은 덕수궁입니다.

5월의 덕수궁 정문 대한문
5월의 덕수궁 정문 대한문.
 
덕수궁의 중심건물 중화전
덕수궁의 중심건물 중화전.

역사적으로 본다면 고종은 조선이 다른 열강의 영향력 아래 휘둘리는 시국을 돌파하고자 1897년 자주적으로 조선은 식민국이 아닌 당당한 하나의 독립국임을 밝히기 위해 황제 즉위식을 거행하였답니다. 그 즉위식이 열린지 많은 시간이 흘러 올해가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이 된 해랍니다. 그 원대한 고종의 ‘대한의 꿈’이 덕수궁의 정전인 중화전에서 재현됐습니다. 

시민들과 함께하는 궁중문화축전-대한제국 황제 즉위식
시민들과 함께하는 궁중문화축전, 대한제국 황제 즉위식.
 
즉위식을 준비하는 출연진의 연출모습
즉위식을 준비하는 출연진 모습.
세계열강과 청, 일본의 간섭으로 위기에 처한 조선이 대한제국이 되어 자주독립국임을 재천명하고 국권의 강화를 세계에 알린 이 역사적인 즉위식의 재현을 가슴 뛰게 기대해 봅니다.

현장에서는 당시 황제 즉위식이 어떻게 진행됐었는지 관람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주요 절차를 충실히 재현해 주셨습니다.(그래도 어려웠습니다만...^^)

대한제국 황제 즉위식은 어떠한 절차로 진행이 될까요.

고종이 황제위에 오르는 등극의.
문무백관 사이로 황금색 일산을 받쳐 든 고종의 어가가 들어섭니다. 황제가 입장하여 금 어좌에 좌정합니다.
황제를 상징하는 짙은 빛깔의 십이장포를 입고 면류관을 쓴 고종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문무백관은 황제에 충성을 맹세하는 군신례를 행합니다.

즉위식 절차 중 등극의- 의정이 십이장복을 입혀드리는 진면복
즉위식 절차 중 등극의- 의정이 십이장복을 입혀드리는 진면복.
 
즉위식 절차 중 수백관하표의-황제가 백관의 축하와 표문을 받는 의례
즉위식 절차 중 수백관하표의- 황제가 백관의 축하와 표문을 받는 의례.

‘산호만세, 산호만세’
(나라의 큰 의식에 황제나 임금의 축수(祝壽)를 나타내기 위해 신하들이 두 손을 치켜들고 ‘만세(萬歲)’ 또는 ‘천세(千歲)’를 일제히 부르던 일입니다.)

황제가 백관의 축하와 표문을 받는 수백관하표의.
북소리에 맞추어 황제에 사배하는 것으로 대한제국의 황제로서 신하들의 하례를 받습니다.

왕후와 왕태자를 황후와 황태자로 책봉하는 책황후의와 책황태자의.
황후로 책봉한다는 표문을 선포합니다. (명성황후 사후 2년 뒤 황후로 추존되었습니다.)
황태자를 책봉한다는 표문을 선포합니다.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가 될 순종을 황태자로 책봉합니다.

황제가 조서를 반포하는 반포의.
대한제국의 새로운 칙령을 반포합니다.

오늘 덕수궁에는 대한제국을 상징하며 나부끼는 현존하는 실물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데니태극기’가 펄럭입니다. 이 태극기는 고종의 행차에서 펄럭였던 태극기입니다. 이 태극기는 이미 120년 전부터 나부끼고 있었던 것이네요.

대한제국 즉위식에 사용된 태극기-데니태극기
대한제국 즉위식에 사용된 태극기- 데니태극기.

옛 의례의 단어 단어들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주권은 빼앗겼지만 자주독립을 향한 의지를 꺾지 않았던 고종의 즉위식은 처참한 시국에 대한 강력한 울분의 표현이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의례와 함께 궁중 공연과 궁중음악이 마련되어 즐길거리 또한 풍부했습니다.

궁중공연중 검무의 무용수
궁중공연 중 검무의 무용수.
오늘 따뜻한 봄날의 대한제국 황제 즉위식은 화려하지만 화려할 수 없었던 그런 즉위식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장엄한 가운데에서 재현된 대한제국 수립의 의미는 120년이 지난 우리 후손들이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하는 시간일 것입니다.

시민들과 함께 하는 궁중문화축전
시민들과 함께 하는 궁중문화축전.

역사적인 현장의 저는 뭔가 벅차오름이 느껴졌습니다. 강한 조선을 열망했던 대한제국의 황제 즉위식. 이후 1910년 일본에 나라를 뺏기기까지 13년간 이어진 대한제국. 비운의 황제 고종의 ‘대한의 꿈’이 오늘 많은 사람들이 꿈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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