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김동현기자] 전남 나주의 열병합발전소가 준공을 앞두고 있지만 40일이 넘도록 시험가동을 못하고 있다. 나주시와 시민들이 광주에서 고형폐기물 연료(SRF·Solid Refuse Fuel)를 들여오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나주시와 한국난방공사에 따르면 광주·전남혁신도시의 공동주택과 공공기관에 집단 열에너지와 전기를 공급하는 열병합발전소가 2700억원을 들여 2014년 착공해 오는 12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집단에너지 시설은 관련법에 따라 60만㎡ 이상 택지를 개발한 지역의 경우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 대상지역에 포함된다. 733만㎡로 조성된 나주혁신도시도 사업지에 포함됐다.
난방공사는 준공을 앞두고 시험가동을 추진했지만 40일 넘게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난방공사가 광주에서 만든 고형폐기물 연료 반입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난방공사는 2009년 전남도, 나주시 등 전남지역 6개 지자체와 ‘생활폐기물 에너지화 사업 업무협약’을 했다. 이 협약의 골자는 난방공사가 나주와 목포 등지에서 생산된 고형폐기물 연료를 5년간 무상 공급받아 열병합발전소에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 |
광주·전남혁신도시에 열에너지와 전기를 공급하고자 설립한 나주 열병합발전소 모습. (나주=연합뉴스) |
그러나 당시 협약 대상인 전남 6개 지자체의 하루 고형폐기물 연료 생산 예상량이 600t이었지만, 실제 생산량은 225t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난방공사는 발전소 가동을 위해 1일 466t의 고형폐기물 연료가 필요한데 공급량은 이보다 턱없이 부족하다.
난방공사는 열병합발전소 가동에 필요한 고형폐기물 연료 공급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광주시 양과동에서 생산하는 고형폐기물 연료를 가져다 쓰기로 구매협약을 했다.
나주시와 나주시민들은 이 같은 결정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나주혁신도시 열병합발전소 주변 지역주민 100여명은 최근 난방공사 나주혁신도시 열병합발전소 앞에서 집회를 하고 시운전 불가와 협약 준수를 요구했다. 이들은 “난방공사 측이 애초 협약을 어기고 광주권 SRF를 반입해 사용하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나주시도 최근 강인규 시장 명의로 성명을 내고 “난방공사의 광주권 SRF 반입 계획을 재고하고 기존 합의서 내용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나주시와 주민들의 반대로 난방공사는 지난달 8일 예정된 시험가동을 포기했다. 난방공사 측은 “올 12월 초 발전소를 준공해야 하는 공정상 시운전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답답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