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진승백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7일 공석인 4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했다. 국회 운영위원장에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법제사법위원장에 4선의 이춘석 의원,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3선의 한병도 의원, 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 3선의 김교흥 의원이 뽑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운영위원장·법사위원장·예결위원장·문체위원장 등 4개 상임위원장을 일괄 선출했다. 국민의힘은 같은 날 오전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예결위원장 선출에 협조할테니 법사위원장 선출 안건을 다음 주 본회의에서 표결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우 의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민주당은 표결을 밀어붙였다. 국민의힘은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에 반발하며 본회의 개의 전 퇴장했다.
우 의장은 표결에 앞서 “이번 2차 추가경정예산안이 경기 회복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매우 높은데 (추경 심사를 위한) 예결특위가 구성되지 않아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는 건 국민들이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며 “상임위 운영 정상화도 마찬가지다. 경제·민생 시급한 법안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 요청을 수용해 본회의를 개의한 뒤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상정한 데 대한 정당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는 전날까지 상임위원장 배분 등을 두고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정권이 교체된 만큼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은 야당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언론 공지에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오전 회의에서 ‘예결위원장 외에 다른 상임위원장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민주당에 협상을 촉구한다’ 취지로 말했지만, 민주당 입장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장을 빠져나간 뒤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의원들은 ‘묻지마식 의회폭주’ ‘민주당식 협치파괴’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이재명 대통령의 협치 요청 하루 만에 이를 무너뜨린 것은 민주당”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여야 합의 없이 일방적 요구를 통해 본회의를 열었고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려 하고 있다”며 “거대 야당 시절의 독주·폭주에서 단 한 발짝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