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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자녀에게 '대박집' 물려줄 때 '세금 폭탄' 대신 백년가게 만들어주세요

대한민국 정책주간지 <K-공감>

서울지하철 2호선 신림역 골목 안쪽, 25년째 같은 자리를 지켜온 순대국밥집이 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마감까지 빈자리를 찾기 어렵고 연매출이 20억 원을 훌쩍 넘깁니다. 어머니 손맛 하나로 동네 터줏대감이 된 가게에 지난해부터 딸이 합류해 일손을 더하고 있습니다. 엄마의 땀과 눈물로 일군 현장을 경험한 딸은 대를 이어 가게를 잘 키우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가게를 물려받을 경우 '세금 폭탄'이 걱정입니다.

 

딸의 걱정은 맞을까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립니다. 정부는 '피와 땀으로 일군 가업을 자녀가 이어받아 더 크게 키우는 것'을 적극 지원합니다. 30년 이상 운영한 가게는 '백년가게'로 공식 인증하고 별도의 정책 지원까지 제공합니다. 제대로 된 법적 구조만 갖추면 세금 걱정 없이 가업을 온전히 자녀에게 물려주고 백년가게로 키워낼 수 있습니다.

 

'가업승계' 두 가지 방법, 사후 상속 vs 생전 증여

 

가게를 자녀에게 물려주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생존 시 넘겨주는 '증여'와 사망 후 넘겨받는 '상속'입니다. 문제는 두 방법 모두 세율이 높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증여세·상속세 최고 세율은 50%에 달합니다. 연매출 20억 원이 넘는 대박집이라면 영업권과 시설·권리금까지 포함한 사업가치가 수십억 원에 이를 수 있습니다. 아무 준비 없이 넘기면 세금만으로 사업가치의 절반 가까이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업승계' 제도를 활용하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법은 부모님이 오랫동안 일군 사업체가 자녀 세대로 이어지는 것을 '국가경제에 유익한 일'로 보고 세금 혜택을 대폭 제공합니다. 세율이 최고 50%에서 10~20%로 뚝 떨어지는 것은 물론 아예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구조도 만들 수 있습니다.

 

먼저 가업상속공제(사망 후 상속)가 있습니다. 부모님이 10년 이상 운영한 사업(음식점 포함)을 자녀가 상속받을 때 가업에 쓰인 재산(시설·집기·영업권)에 대해 상속세를 최대 600억 원 한도까지 공제해주는 제도입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8조의2) 25년 운영한 순대국밥집이라면 사업가치가 수십억 원이라도 공제 범위 안에 들어옵니다. 상속세를 사실상 '0원'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순대국밥집 사례: 25년 운영, 사업가치 30억 원 가정 시

 

▶일반상속: 상속세 약 9억~10억 원
▶가업상속공제 적용: 상속세 0원

 

또 다른 방법은 증여세 과세특례(생존 시 증여)입니다. 생전에 자녀에게 회사 지분을 넘길 때 일반증여세(최고 50%) 대신 10~20%의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제도입니다.('조세특례제한법' 제30조의6) 단 이 제도는 '법인의 주식'을 증여할 때만 적용됩니다. 현재 개인사업자로 개설된 음식점이라면 먼저 법인 전환이 필요합니다.

 

순대국밥집 사례: 법인 전환 후 주식 20억 원어치 증여 시

 

▶일반증여세: 약 6억~7억 원
▶과세특례 적용: 약 1억 9000만 원(일반 증여세의 약 1/3 수준)

 

현실적으로는 일부 지분은 생전에 증여세 과세특례로 낮은 세율에 지분을 넘기고 나머지는 사망 후 가업상속공제로 처리하는 방식을 조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딸이 가게를 더 크게 키워 브랜드화·다점포화를 꿈꾼다면 사업가치가 오르기 전에 미리 지분을 이전해두는 것이 세금 부담을 낮추는 핵심 전략입니다.

 

어머니의 손맛을 이어받아 백년가게를 만들겠다는 딸의 다짐, 그 자체가 이미 훌륭한 출발점입니다. 다만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손맛'만큼이나 '법적 준비'도 중요합니다. 법은 열심히 일하는 이들의 노력이 대를 이어 지속되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돼줍니다.

 

장변의 돈이 되는 Tip
국가가 지원하는 가업승계, 이렇게 준비하세요!

 

1. 딸을 정식 직원으로 등록하세요. 4대보험 지급 내역, 근로계약서로 '2년 이상 가업 종사'
기록을 마련해 두어야 합니다.

 

2. 업종코드를 확인하세요. 사업자등록증의 업종코드가 '음식점업'인지 확인하세요.
주점·카페는 공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3. 법인 전환을 검토하세요. 임대차 갱신 또는 2호점 오픈 시점이 최적의 시기입니다.
기존에 쌓아온 25년간의 사업 내역은 법인 전환 후에도 그대로 인정됩니다.

 

4. '백년가게' 인증을 받아보세요. 30년 이상 운영 후 중소벤처기업부의 백년가게 인증을 받으면 브랜딩·마케팅 지원과 함께 정책 자금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가업승계 제도 활용의
세 가지 핵심 조건
1. 부모(사업주)가 갖춰야 할 조건

 

*10년 이상 계속해서 사업을 운영했을 것

*상속 또는 증여 시점까지 실제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을 것

*법인인 경우: 회사 지분의 40% 이상 보유 및 대표이사 재직

*증여세 과세특례를 활용하는 경우 증여 당시 부모의 나이가 60세 이상

 

2. 자녀(승계자)가 갖춰야 할 조건

 

*18세 이상일 것

*상속의 경우: 사망일 기준
2년 전부터 가게에서 실제로 일한 공식 기록이 있을 것
(작년부터 합류한 딸이라면 지금 바로 4대보험 가입과 근로계약서 작성부터 시작하세요.)

 

*증여의 경우: 증여받은 날로부터 5년 이내에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실제 경영을 이어받을 것
(딸이 가게를 이어받아 직접 대표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이 있다면 이 조건은 어렵지 않습니다.)

 

3. 업종 확인

*일반음식점업은 적용 업종에 포함

 

장영화
기업의 시작과 성장을 돕는 스타트업 전문 변호사이자 창업 15년 차 기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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