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방송/진승백기자] 10월 31일부터 개최될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한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2024년 12월 서울에서 열린 비공식고위관리회의(ISOM)를 시작으로 기업인자문회의(ABAC), 고위관리회의(SOM) 및 분야별 장관회의가 경주, 인천, 부산, 제주 등지에서 열려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포럼이 잇따라 개최됐다.
회의장부터 숙소까지, 인프라 준비 이상 무!
경상북도에 따르면 정상회의를 위한 인프라는 차질 없이 구축 중이다.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 조성 중인 정상회의장은 APEC 정상회의 진행에 적합하도록 전면 리모델링 중인데 종이 없는 회의를 지향하는 APEC 정신에 따라 첨단 발광다이오드(LED) 영상, 빔 프로젝트, 음향 장비 등이 설치된다. 국제미디어센터와 만찬장, 경제 전시장 등의 공사도 로드맵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9월 중 모든 시설을 완공하고 한 달여간 예행연습을 실시할 계획이다.
정상급이 머물 숙소인 PRS(Presidential Suite)는 35개가 마련되는데 각국 정상을 맞이하기 위해 민·관 전문가로 구성된 PRS위원회를 구성해 표준모델을 마련했고 9월 중 모두 개·보수를 완료할 예정이다. 정상회의 기간 중 일일 최대 숙박 인원은 7700명으로 예상되는데 경주시의 모든 숙박시설을 전수조사해 대표단을 수용할 객실 7700실을 확정한 상황이다. APEC준비지원단은 민간 전문가와 협업을 통해 전체 숙소에 대한 현장실사와 진단을 하고 노후되고 서비스가 미비한 숙박시설에 대해서는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수송·교통 부문에서도 미비한 점이 없도록 준비 중이다. 김해공항과 경주역을 수송 거점으로 정해 참가자 숙소와 수송 거점 간 27개 노선에 1시간 간격의 셔틀버스를 운행할 예정이다. 관내에서는 30분 단위의 셔틀버스를 운행해 참가자들의 이동 편의를 지원한다. 서울~경주 간 KTX·SRT를 증설하고 인천~김해공항 간 항공기를 증편해 참가자들이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주요 진입도로와 노후도로를 정비하고 다차로 요금소(톨게이트)를 설치해 도로 환경을 개선했다.
의료 지원을 위해 24개 협력병원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심장·뇌혈관·중증외상 분야의 전담 의료진 7명을 구성했다. 정상회의 기간에는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3곳에서 현장진료소를 운영하고 의사와 간호사로 구성된 의료봉사 지원자를 511명 배치해 빈틈없는 의료 대응체계를 갖췄다. 소방청 역시 응급환자 발생에 대비해 8월 21일 '119 응급의료 헬기 이송 체계' 현장 점검 훈련을 실시하는 등 실전 점검에 들어갔다.
자료 APEC 2025 누리집
14개 분야 장관회의 개최
APEC 정상회의에 앞서 연중 14개 분야에 걸쳐 진행되는 장관회의는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다. 8월 한 달에만 디지털·인공지능(AI) 장관회의, 식량안보장관회의, 여성경제회의, 문화산업고위급대화, 에너지장관회의 등 5개 장관회의가 개최됐다.
먼저 8월 4일에는 APEC 첫 디지털·AI 장관회의가 APEC 회원경제체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번 회의는 2025 APEC 정상회의 주제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 연결, 혁신, 번영'과 관련해 '모두의 번영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디지털·AI 전환'을 주제로 열렸다.
구체적으로 혁신, 연결, 안전이라는 3개 세션으로 나눠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정보통신기술(ICT)·디지털·AI 혁신 활성화, 보편적이고 의미 있는 디지털 연결성 증진, 안전하고 신뢰에 기반한 디지털·AI 생태계 조성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를 통해 디지털·AI 협력에 대한 APEC의 공동 비전을 담은 장관 선언문이 채택됐다. 이번 선언문은 글로벌 AI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미국, 중국 등 AI 분야를 선도하는 주요 경제체들이 AI 정책방향에 합의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8월 9일~10일 인천에서는 식량안보장관회의가 열렸다. 21개 회원경제체가 모두 참석한 이 회의에서 한국은 의장국으로서 '공동 번영을 위한 농식품 시스템의 혁신 추진'을 주제로 장관 선언문을 채택하고 '2030 식량안보 로드맵' 중간점검, 식량안보 정책 실무회의 운영세칙 확정, 회원경제체 간 혁신 사례 공유, AI 활용을 위한 협력 방안에 관한 논의를 이끌었다.
8월 12일 열린 여성경제회의에서도 공동 성명문이 채택됐다. 여성경제회의는 2011년 처음 개최된 여성 분야 장관급 회의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여성의 경제 참여 확대'를 주제로 열렸다. 학계·시민사회·기업 등 다양한 전문가가 참여해 글로벌 과제를 논의하는 민관합동정책대화와 각 회원 수석 대표가 회의 중점 과제에 대한 정책 성과, 향후 전략을 발표하는 고위급정책대화가 각각 진행됐다. 이를 통해 채택된 공동 성명문에는 여성의 역량 강화와 경제 참여 및 지도력 확대를 통한 성장, 여성 폭력의 예방과 근절을 통한 안전한 사회, 양질의 돌봄체계 구축을 통한 지속가능한 미래 등의 내용이 담겼다.
APEC 최초 '문화'를 핵심 의제로
8월 27일 경주에서는 문화산업고위급대화가 개최됐다. '문화창조산업, 번영을 위한 새로운 지평'을 주제로 열린 이번 고위급대화는 APEC 역사상 처음으로 문화산업을 주요 의제로 논의한 자리다. 이번 APEC의 주요 의제인 연결, 혁신, 번영이라는 3개 분과를 통해 문화산업의 미래를 조망했다. 이를 통해 문화산업이 APEC의 핵심 성장 동력임을 재확인하고 지역의 성장 기회를 논의했다. 아울러 문화창조산업의 경제적 중요성에 대한 공동 인식, 디지털·AI 기술을 활용한 창작과 유통의 혁신 촉진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동 성명도 채택됐다.
8월 27일부터 28일까지 에너지장관회의도 개최됐다.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동시에 에너지 안보 강화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열린 이번 회의에서도 공동 선언문이 채택됐다. 올해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주요 7개국(G7) 등 에너지장관회의 중 처음으로 공동 선언문을 타결한 것이다. 공동 선언문을 통해 한국이 제안한 핵심 의제인 전력망 및 에너지 안보, 안정적인 전력공급 확대, AI 기반 에너지 혁신에 대한 글로벌 공감대가 형성됐다.
국민 참여 촉진 온라인 국민소통 플랫폼 운영
정부는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외교부를 중심으로 구축된 2025 APEC 정상회의 준비기획단, 경상북도에서 운영하는 APEC준비지원단 등을 통해 APEC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민석 국무총리는 취임 후 네 차례 경주를 찾아 현장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8월 29일에는 문화·관광 분야 현장점검을 통해 다양한 홍보전략과 문화 프로그램 등을 논의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8월 25일 공개된 공식 주제영상을 9월부터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영국 런던 피카딜리 광장, 서울 광화문 등 전광판에 상영하고 글로벌 인플루언서들을 경주에 초대해 APEC 정상회의를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APEC을 계기로 신라 역사와 한국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방안도 논의됐다.
먼저 국내외 선호도가 높은 신라 관련 '뮷즈(박물관 상품)'를 판매하는 온·오프라인 APEC 특별상품관을 운영한다. 또 한국의 역사, 한글과 K-팝, 한복 등을 소개하는 APEC 특집 페이지를 제작하고 연결 가능한 QR코드를 다양한 홍보물을 통해 배포할 예정이다.
앞서 7월 23일에는 민·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2025 APEC 정상회의 종합점검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는 인프라, 문화콘텐츠 프로그램, 서비스 등의 전반적인 진행 상황을 국민에게 생중계로 보고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외교부에서 2025 APEC 정상회의의 주제, 인프라 조성 현황, 프로그램 준비 현황을 보고했고 APEC 경제인 행사의 민간 담당기관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과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등 준비 현황을 밝혔다. 특히 회의의 후속조치로 국민 제안을 통해 APEC 전 분야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8월 한 달간 온라인 국민소통 플랫폼이 운영되기도 했다.
김 총리는 8월 29일 현장점검에서 "한미·한일 정상회담의 성과를 계기로 APEC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주요국 정상의 참석을 포함해 대규모 행사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며 "각 부처가 제반사항을 꼼꼼히 챙기고 점검해 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김효정 기자
[APEC 정상회의 공식 주제영상 공개]
나비의 날갯짓에 연결·혁신·번영을 담아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의 한 장면.
8월 25일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식 주제영상이 공개됐다. 이번 영상은 APEC 정상회의의 주제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의 의미를 나비의 여정을 통해 표현했다. 나비는 신라 천년의 미소로 알려진 보물 '얼굴무늬 수막새'와 함께 APEC 정상회의 공식 엠블럼의 모티브가 됐다. 엠블럼을 통해 서로를 연결하고 생태계 번영에 기여하며 혁신과 변화를 일으키는 나비의 날갯짓을 표현했는데 이는 APEC 정상회의의 중점 과제인 연결·혁신·번영을 상징한다.
공식 주제영상에서도 나비는 전체 서사를 이끌어간다. 나비의 여정을 따라가다보면 첨성대, 월정교, 얼굴무늬 수막새 등 경주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지나 창의적인 K-컬처의 흐름에 함께하게 되고 마침내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경주에서 APEC 21개 회원이 함께 그려가는 혁신적 미래를 만날 수 있다.
공식 주제영상은 2025 APEC 정상회의 공식 누리집(apec2025.kr)과 공식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누리소통망(SNS)으로 공개되며 국내외 주요 전광판 등에 송출될 예정이다. 2025 APEC 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은 앞으로도 APEC 정상회의의 의미를 담은 입체적 영상 효과(아나모픽 기법), APEC 정상회의 홍보대사인 지드래곤을 모델로 한 홍보영상 등을 순차적으로 공개해 대국민 홍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