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방송/김근해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해 미국 해양청이 발주한 국가안보다목적선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의 명명식에 참석했다.
이날 명명식에는 한국 산업부·외교부 장관, 대통령실 안보·정책실장 및 미국 펜실베니아 주지사, 토드 영 상원의원 등이 함께 참석해 한-미 간 조선 협력에 대한 한-미 양국의 의지와 기대감을 드러냈다.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는 1801년 미국 해군 조선소로 설립돼 1997년 민영조선소로 출범한 이후, 지난해 12월 한화그룹이 인수한 곳이다. 이는 한국의 조선 기업이 미국 현지 조선소를 인수한 첫 번째 사례이다.
이날 명명되는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는 한화 필리조선소로 새출발한 이후 처음으로 완성된 선박이다. 한화 필리조선소는 미국 해양청(MARAD)이 발주를 받아 1척당 3억 달러의 가격으로 총 5척의 국가안보다목적선을 건조 예정이다.
이 선박은 평시에는 해양대학교 사관생도들의 훈련용으로 활용되다가 비상시에는 재난 대응 및 구조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 다목적선이다. 특히, 한국의 조선 전문기업인 DSEC이 설계와 기자재 조달부터 참여하는 등 한국의 기술과 공급망, 미국의 시설과 인력이 결합돼 공동으로 건조한 한-미 간 조선 협력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조선업이 미국의 해양 안보를 강화하고 미국 조선업 부활에 기여하는 새로운 도전의 길에 나선다"며, "MASGA(마스가) 프로젝트로 미국 조선업과 대한민국 조선업이 더불어 도약하는 '윈윈'의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세계 제1의 저력과 역량을 마주한 필리조선소는 최첨단 선박기술을 보여주는 미국 최고의 조선소로 거듭날 것"이라며 "필리조선소를 통해 72년 역사의 한미 동맹은 안보, 경제, 기술 동맹이 합쳐진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의 새 장을 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미 조선 협력의 주역은 여기 계신 기업인과 근로자 여러분"이라며 "대한민국의 기업인과 근로자들이 허허벌판에 'K-조선'의 기적을 일궈냈듯, 한-미가 힘을 모아 마스가의 기적을 현실로 빚어내자"고 격려했다.
이어진 현장 시찰에서 한화그룹 관계자는 필리조선소에 대한 추가 투자로 생산 능력을 현재의 연 1.5척에서 연 20척 내외로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 LNG운반선 등 대형 첨단선박을 제조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 대통령은 동석한 미 정부 인사들에게 한국 기업의 투자가 원활히 진행되고 미국 내 사업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제도적 지원을 다해 줄 것을 요청했다.
■ 필리조선소 '스테이트 오브 메인(State of Maine)'호 명명식 축사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방명록 작성 후 박수치고 있다. 2025.8.27(사진=연합뉴스)
존경하는 한국과 미국의 기업인 여러분, 함께 해주신 귀빈 여러분, 필리 조선소에서 근무하시는 양국의 노동자 여러분, 모두 반갑습니다.
먼저 '한화 필리조선소'의 새로운 출항을 알릴 훈련함 '스테이트 오브 메인(State of Maine)'호의 명명식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곳 필라델피아는 19세기 이후 오랫동안 미국 조선업의 중심지였던 것으로 압니다.
필리 조선소는 1801년 미국 해군 조선소로 문을 연 이래 200여 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의 승리를 이끈 50여 척의 군함이 이곳에서 탄생했고, 500여 척의 함정이 이곳의 손길을 거쳐 다시 바다로 나아갔습니다. 5만 명의 역군들이 이곳에서 일하며 미국의 바다를 지켜냈습니다.
필라델피아의 앞바다를 가르며 나아간 함정들은 한국전쟁의 포화 속에서 고통받던 대한민국 국민을 구해 냈습니다.
필라델피아의 함정들이 구해낸 대한민국의 위대한 국민들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뜨거운 용광로와 식지 않은 땀방울 속에서 나라의 미래를 설계해 냈습니다.
희망의 새 나라를 건설하겠다던 우리 국민의 강력한 의지가 강철에 스며들고 파도에 실려 '조선업 강국 대한민국'이라는 신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대한민국의 조선업이 이제 미국의 해양 안보를 강화하고, 미국 조선업 부활에 기여하는 새로운 도전의 길에 나서게 됩니다. 동맹국의 대통령으로서 대단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제가 트럼프 대통령께 제안한 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프로젝트는 단지 거대한 군함과 최첨단 선박을 건조하겠다는 비전만이 아닙니다. 사라진 꿈을 회복하겠다는 거대한 비전입니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조선산업이 수많은 한국 청년들에게 성장과 기회, 꿈과 희망의 이름이었던 것처럼 필리 조선소 또한 미국 청년들에게 같은 이름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한화오션이 필리 조선소에 투자한 이후, 수많은 미국 견습생들이 이곳 필리조선소로 몰려들고 있다고 합니다. 조선강국의 꿈이 필라델피아의 청년들 속에서 다시 자라나고 있습니다.
세계 제1의 저력과 역량을 마주한 필리 조선소는 최첨단 선박 기술을 보여주는 미국 최고의 조선소로 거듭날 것이고, 미국 해안벨트 곳곳에서 조선업이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한국의 조선소들은 미국 조선소에 투자하고,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현대화된 공정 기술이 미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미국 조선업과 대한민국 조선업이 더불어 도약하는 '윈윈'의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고, 오늘의 새로운 출항은 한미 양국이 단단한 우정으로 써 내려가는 또 하나의 희망과 도전의 역사로 기록될 것입니다.
한미 양국의 기업인과 노동자 여러분, 인류에게 바다는 언제나 도전과 기회의 공간이었습니다.
세계를 무대로 펼쳐질 'MASGA'(마스가) 프로젝트는 대한민국과 미국이 함께 항해할 새로운 기회로 가득한 바다의 새 이름입니다. 그리고 그 도전의 주역은 바로 이 자리에 함께하신 여러분 자신입니다.
지금으로부터 50년 전, 대한민국의 기업인과 노동자들이 허허벌판 위에 K-조선의 기적을 일궈낸 것처럼, 이제 한국과 미국이 힘을 모아 MASAG(마스가)의 기적을 현실로 빚어냅시다.
이곳 필리조선소를 통해 72년 역사의 한미 동맹은 안보 동맹, 경제 동맹, 기술 동맹이 합쳐진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의 새 장을 열게 될 것입니다.
가슴 벅찬 마음으로 우리의 새로운 미래를 기다리며, "스테이트 오브 메인(State of Maine)"호의 안전한 항해와 함께하신 여러분 모두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