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은 '김종인 비대위'를 둘러싼 당내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 채 지난 28일 상임전국위원회 무산에도 불구, 전국위를 강행해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4개월 시한부'로 만들었다.
이에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29일 오후 비공개 최고위를 열고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를 다시 개최해 김종인 비대위 구성 재의결을 검토했다. 하지만 지도부가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개최 여부를 확정하지 못하면서 혼란만 더 가중되는 모습이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비공개 최고위 도중 나와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가 오는 6~7일께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재개최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뒤 "비대위는 비대위답게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며 "21대를 이끌어나갈 새 당선자들에게 무거운 짐을 넘겨줘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조 최고위원은 지난 28일 상임전국위가 무산된 것이 비대위 구성에 반대해 온 일부 중진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주장에 대해 "그런 것보다는 당원들이 과연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판단했을 것으로 본다"며 "당 문제를 우리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에 심 권한대행은 "(상임전국위)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정해진 것은 다음달 8일 오전 9시 반에 원내대표 경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의 활동 기한에 대해서는 "선거를 위해 (내년) 4월 말 또는 5월 말까지 1년 정도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최고위원이 있었다"고 전했다.
조 최고위원을 제외한 지도부는 일단 김종인 비대위 체제 구성에 대한 가능성을 놓지는 않는 모습이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 방송에서 "비대위원장은 당헌·당규에 따라 당대표 권한대행이 전국위 추인을 받아서 임명하게 돼 있다"며 "(전날 전국위에서) 추인은 받았지만, 곧바로 임명할 상황은 아니니 비대위원장께서 당의 혁신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 때까지 좀 기다려달라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이 오래 전부터 4개월 맡아서는 당의 체질개선, 당의 혁신 동력을 갖추기 어렵다고 했고 저희도 이를 알고 있었다"며 "그래서 (전날 김 전 위원장을 만났을 때) 저희가 4개월이라도 맡아달라 이런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