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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찾기 힘든 우리말…뜻 모를 간판만 홍수

뜻 모호한 국적불명 상호 우리말 오염 심각
‘세젤’‧‘고답이’ 청소년 줄임말‧신조어 남용도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대구 중심지 동성로는 국적불명의 외래어 간판이 홍수를 이룬다. 동성로 광장에서 CGV대구한일까지 100여m 구간의 간판 수백개 중 우리말로 된 간판은 10개도 채 되지 않으며 대부분 외래어 간판들이다.

동성로 인근의 중구 공평동 카페거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카페를 뜻하는 '찻집'이 들어간 간판은 전무했으며 전부 외래어 간판으로 넘쳤다.

훈민정음이 반포된지 572년을 맞았지만 대구 도심 곳곳이 정체불명의 외래어와 뜻을 알 수 없는 간판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표현이 모호해 뜻 자체를 알 수 없는 국적불명의 간판이 크게 늘어 우리말 오염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1시간 가량 동성로를 둘러본 결과 DESCENTE(데상트), aimerfeel(에메필) 등 해외 상표로 된 간판과 의미를 알 수 없는 영어·로마자식 간판이 도심을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동성로에서 만난 주선영씨(33·여·대구 북구 태전동)는 “요즘은 대부분 영어 간판이어서 간판만 봐서는 무엇을 파는 곳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좋은 우리말도 많은데 굳이 뜻도 알 수 없는 국적불명의 간판을 달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청소년들 사이의 지나친 신조어 사용도 문제다.

'세상에서 제일'을 줄인 '세젤,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는 뜻의 '낄끼빠빠', '고구마를 먹은 듯이 답답하게 구는 사람'을 의미하는 '고답이' 등 줄임말이 청소년 사이에서 남용되고 있는 것이다.

백두현 경북대 교수(국어국문학과)는 “한글은 상당히 쉬운 문자라서 세계적으로도 문맹률이 최저 수준인데 최근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문맹현상이 나타났다”며 “간판과 일상생활에서 뜻과 표현이 모호한 국적불명의 외래어와 영어, 로마자를 지나치게 사용함으로 생긴 폐단”이라고 지적했다. 백 교수는 "공기관과 언론, 지식인 등이 평소 한글에 대한 긍지를 갖고 우리말로 풀어쓰는 사회적 분위기를 주도하면 외래어 남용으로 인한 한글 오염을 막는데 다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청소년층의 신조어 사용과 관련해서는 “연령에 따라 또래문화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집단적 의식표현”이라며 “지나치게 반응하거나 강제적 규제까지 할 필요는 없지만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는 교육을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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