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박기순기자] 베트남 축구를 사상 첫 아시안게임 준결승으로 이끈 박항서 감독(59)이 금의환향했다.
박 감독은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박 감독이 입국장에 들어서는 순간 공항을 찾은 팬들은 박수를 치면서 환영했고, 5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귀국 후 박항서 감독은 “특별히 한 것도 없는데 아침 일찍부터 언론에서 반갑게 맞이해줘 감사하게 생각한다. 또 아시안게임 때 베트남 축구에 보내준 성원에도 감사하다”면서 “아시안게임 4강 진출은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힘을 모아 이룬 결과”라고 밝혔다.
박 감독은 국내서 가족, 지인들과 만나 휴식을 취한 뒤 오는 21일 영국으로 출국해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2018 러시아 월드컵 기술 세미나’에 참석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에 머물면서 오는 11월 개막하는 동남아시아 국가대표팀간의 가장 큰 대회인 스즈키컵을 준비한다.
1996년부터 시작된 스즈키컵은 2년 마다 한 번씩 열리는 동남아시아 최고의 축구대회로 베트남을 비롯해 최다 우승국(5회)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미얀마 등이 출전한다. 베트남은 2008년 1회 우승했고 최근 열린 2번의 대회에서는 모두 4강에서 멈췄다.
앞서 지난해 10월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은 박 감독은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에 이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첫 준결승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비록 베트남은 준결승전에서 한국에 진 뒤 동메달 결정전에서 아랍에미리트에 승부차기까지는 접전 끝에 무릎을 꿇었지만 박항서 감독과 선수단은 자국 팬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아시안게임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얼떨결에 좋은 성적을 냈다. 점점 부담이 커진다. 하지만 걱정한다고 해결 될 것도 아니다. 즐기면서 열심히 하겠다”면서 “베트남 선수들은 단결심이 강하다. 의지도 강하다”고 말했다.
또 최근 박 감독의 활약으로 ‘민간외교관’이라는 평도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축구라는 작은 걸로 내가 큰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조심스럽게 말한 뒤 “항상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있다. 축구 외에는 잘 모르지만 베트남 축구를 발전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국제대회에서 한국을 상대하는 느낌에 대해 “베트남 언론에서 애국가가 나올 때 예를 표하는 것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는데 당연한 것이다. 또한 나는 베트남 국가대표팀 감독이기에 베트남 국가가 나오면 예를 표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한국 사람이지만 베트남 감독이기 때문에 누구를 만나도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따.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항서 감독은 2018 세계사격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창원을 방문해 대회에 출전 중인 박충건 베트남 사격대표팀 감독을 격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