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김근해기자) 독립운동의 산실인 경북 안동의 임청각(臨淸閣·보물 182호) 복원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안동시 법흥동에 있는 임청각은 조선 중기인 1519년에 지어졌다. 세종 때 좌의정을 지낸 이원(李原)의 여섯 째 아들로 영산 현감이던 이증(李增)이 건립한 종택과 이증의 셋째아들로 중종 때 형조좌랑을 역임한 이명(李洺)이 건립한 군자정으로 구성돼 있다.
임청각이란 당호는 도연명의 시 귀거래사 구절 중에서 따왔으며, 대청에 걸려 있는 현판은 퇴계 이황 선생의 친필로 알려져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국무령을 지낸 석주(石洲) 이상룡(李相龍·1858~1932)선생의 생가이기도 하다. 이상룡 선생은 경술국치 이듬해인 1911년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전답과 99칸짜리 임청각 등을 모두 처분하고 만주로 떠나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독립군 양성에 힘썼다.
일제는 1942년 ‘불령선인(不逞鮮人)’의 집안이라며 50여 칸을 훼손하고 집 앞에 철도를 건설했다. 불령선인은 불온하고 불량한 조선 사람이라는 뜻으로, 일제강점기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자기네 말을 따르지 않는 한국 사람을 이르던 말이다.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된 이상룡 선생을 비롯해 독립운동가 9명을 배출한 임청각은 광복절인 15일 전 국민적인 관심을 끌었다.
광복절 72주년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임청각’을 비중 있게 언급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임청각을 두고 “일제강점기 전 가산을 처분하고 만주로 망명해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무장 독립운동의 토대를 만든 석주 이상룡 선생의 본가로 아홉 분의 독립투사를 배출한 독립운동의 산실이고, 대한민국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상징하는 공간”이라고 극찬했다.
아어 “그에 대한 보복으로 일제는 그 집을 관통하도록 철도를 놓았고, 아흔 아홉 칸 대저택이었던 임청각은 지금도 반 토막이 난 그 모습 그대로”라며 “임청각의 모습이 바로 우리가 되돌아봐야 할 대한민국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역사를 잃으면 뿌리를 잃는 것이고 독립 운동가들을 더 이상 잊혀 진 영웅으로 남겨두지 말아야 한다”며 “임청각처럼 독립운동을 기억할 수 있는 유적지를 모두 찾아내 최고의 존경과 예의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27일 임청각을 찾았고, 이달 10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영남유림의 뿌리를 찾아 경의를 표하기 위해 임청각을 찾은 바 있다.
현재 안동시와 문화재청은 일제강점기 강제 훼손된 임청각 원형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4년 1억원을 들여 임청각 주변 시설정비에 이어 지난해부터 4억3000여만 원을 투입해 군자정과 사당 지붕해체보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2020년 중앙선 복선전철화 사업이 마무리되면 임청각에서 철도가 6㎞ 밖으로 옮겨지게 된다. 시는 이 시기에 맞춰 원형복원사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1억원을 들여 내년까지 ‘임청각 종합정비 계획수립 용역’결과를 도출하고, 2021년부터 원형복원과 함께 기념관 건립 등 순차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홍대 안동시 문화예술과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청각을 비중 있게 언급하면서 원형복원사업도 탄력 받을 것 같다”며 “이상룡 선생 생가원형 복원과 학술대회, 기념관 건립 등 굳은 절개의 나라사랑 정신을 기리는 국가적 선양사업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