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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부산 화훼단지에서 부풀어 오르는 봄을 만나다

봄마중-부산 화훼단지

(부산/문종덕기자) 봄은 꽃으로부터 온다. 봄은 나무의 여린 새순으로부터 온다. 봄은 여린 새싹을 움티우는 대지의 향긋한 흙냄새로부터 온다.
 

봄이다. 아직 바람은 차갑고 끝은 맵고 날카롭지만, 예리한 바람의 끝을 부드럽게 핥고 있는 따스한 봄의 혓바닥을 느낄 수 있다.
 

봄은 더디게 한 걸음씩 오겠지만,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성급하다. 긴 겨울이 춥고 매서웠던 탓이다. 조급한 마음에 미처 봄을 기다리지 못하는 이들은 봄을 찾아 나선다. 봄이 가장 먼저 오는 곳, 꽃과 나무와 연두빛 새순에게로 뛰어간다. 노랑 분홍 빨강 색색의 꽃이 이루는 꽃대궐과 막 싹을 틔운 나무의 새순이 천지간에 도달한 봄을 알리는 곳, 바로 화훼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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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대표 화훼단지에 가면 꽃과 화분, 묘목 등 식물에 대한 모든 것을 구경하고 구입할 수 있다(사진은 미래화훼단지).
 

부산을 대표하는 화훼단지는 동부산권에 몰려있다. 단일 화훼단지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래화훼단지(부산광역시 기장군 철마면 강변길 67-22)를 비롯해 크고 작은 화훼가게들이 모여 단지를 이루고 있는 석대화훼단지와 노포동화훼단지가 대표적이다. 이들 화훼단지에는 벌써 봄이 한가득이다. 겨우내 화훼농민들이 땀흘려 가꾼 꽃과 묘목, 화분들이 고운 자태를 뽐내며 봄을 부르고 있다.

 

대지가 키워낸 봄물결 넘실

 

미래화훼단지는 직거래소비자 장터다. 소비자는 저렴하게 꽃을 살 수 있고, 농가는 중간 상인을 거치지 않고 조금 더 좋은 가격에 꽃을 팔 수 있다. 대형 화훼도매상을 겸한 꽃 단지에는 빨강 노랑 분홍 색색가지 꽃의 물결이 넘실댄다. 봄을 부르는 노란색 프리지어와 수선화, 팬지같은 낯익은 꽃부터 시크라멘, 초설, 부겐빌리아, 이케메네스, 인디안벨같은 이색적인 이름을 가진 꽃까지, 대한민국에서 재배하는 꽃이란 꽃은 죄다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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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고르는 가족의 표정에 봄이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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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중순부터 주말에는 꽃과 화분을 구입하려는 객들이 넓은 비닐하우스 단지를 물결친다. 봄빛이 완연했던 지난 주말에는 아침부터 오후까지 비닐 하우스로 만든 넓은 화훼단지가 봄마중 나온 손님들로 북적였다.
 

미래화훼단지에서 만난 김연정(금정구 구서동) 씨의 말은 화훼단지를 찾는 부산시민들의 마음을 대변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어린 아이들에게 봄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 가족들하고 함께 왔어요. 여기 오니까 정말 봄이 한가득이네요. 꽃구경도 하고, 시중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서 가족 나들이를 겸해서 오면 딱이예요."
 

노포동화훼단지는 도시철도 1호선 노포동역 바로 인근에 있다. 노포동역과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을 중심으로 좌우로 화훼가게들이 즐비해 있다. 노포동화훼단지의 장점은 날짜만 잘 맞추면 노포5일장까지 둘러볼 수 있다는 것. 노포5일장은 2일 7일에 열리는 큰 시장이다. 시골 할머니들이 캐온 햇쑥이 든 검정 비닐봉지를 들고, 꽃구경하는 기분은 참으로 특별하다. 향긋한 쑥향기와 꽃향기에 취해 계절보다 먼저 성큼 다가선 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석대화훼단지(부산시 해운대구 반송로 524)는 가장 먼저 형성된 화훼단지다. 꽃과 허브는 물론 채소모종과 화분, 묘목까지 없는 꽃과 나무가 없다. 반송로 양 옆으로 들어선 화훼가게는 가게마다 판매하는 품종이 조금씩 다르다. 가게문을 열고 들어가 가게마다의 특징과 판매하는 품목을 비교하는 재미도 크다. 
 

부산을 대표하는 세 곳의 화훼단지에 가면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회색 도시에서는 결코 만날 수 없는 찬란한 색의 향연과 대지가 키워낸 싱싱한 초록의 생명을 만날 수 있다. 나른한 봄이 아니다. 고양이 수염 끝에 반짝이는 햇살처럼 투명하고 알싸한 봄의 햇살과 색채가 꽃구름처럼 와글대는 소란을 만날 수 있다. 봄의 소란으로 귀가 분홍 봄빛으로 물들 것이다.

(자료출처 : 함께 나누고 싶은 '부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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