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박기문기자]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남산 예장자락 상부가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우리의 옛 역사를
기억하는 22,833㎡ 규모의 녹지공원으로 재탄생했다. 2021년 새해 첫날(1.1)부터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지
하철 4호선 명동역(1‧10번출구)과 인접해 있다.
남산 예장자락은 조선시대 군사들의 무예훈련장(예장)이 있던 곳이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옛 모습을 잃
은 후 한 세기가 넘도록 고립돼 왔다. 서울시는 지난 '15년부터 남산 예장자락에 대한 원형 복원과 도심공원
종합재생사업을 단계적으로 진행해왔다.
서울시는 '15년 남산 예장자락 실행계획을 수립한 후 '16년 설계 공모 당선자를 선정하고, '17년부터 공
사에 착공했다. 이 자리에 있던 TBS교통방송과 남산 제2청사 건물 등을 철거했다.
공원 조성으로 남산 예장자락의 녹지와 경관도 한층 더 수려하게 회복됐다. 시는 남산의 고유수종인 소나무
외 18종의 교목 1,642주, 사철나무 외 31종의 관목 62,033주 등 다양한 나무를 식재했다.
녹지공원 진입광장(공원입구) 부근엔 녹지공간을 추가로 확보해 ‘예장숲’도 조성했다. 특히 숲에 식재된 소
나무 중 한 그루는 애국가(2절)의 ‘남산 위의 저 소나무’로 이름 붙였다. 독립운동가가 나라를 찾으려는 간
절함으로 불렀던 애국가의 한 구절로 나무 이름을 명명해 애국애족 정신을 기리고자 했다.
‘남산 위의 저소나무’는 지난 세월 고난을 이긴 우리민족의 모습을 형상화한 곡선이 있는 소나무로, 남
산 예장자락의 대표 소나무다. 3개의 후보목에 대한 현장 확인을 거쳐 전북 고창에 있는 소나무를 이식
했다.
공원 위 측엔 과거 그 장소에서 있었던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잊지 말고 기억하자는 의미로 옛 중앙정
보부의 지하고문실을 재현한 ‘메모리얼 광장’이 조성됐다. 광장 앞엔 발굴 과정에서 발견된 조선총독부 관
사 터의 기초 일부분을 그대로 보존한 ‘유구터’도 만나볼 수 있다.
‘메모리얼 광장’은 과거와 소통하자는 의미를 담아 빨간 우체통 모양으로 조성됐다. 광장 지하엔 군사
독재 시절 고문으로 악명 높은 옛 중앙정보부의 지하 고문실을 재현했고, 지상은 전시실로 운영한다.
공원 중앙엔 보행교가 신설됐다. 보행교를 따라 명동에서 남산공원, 한옥마을까지 걸을 수 있게 됐다. 기
존 차량전용으로 이용했던 남산 1호터널 입구 차량전용 지하차도는 ‘보행전용터널’로 재생돼 신설 보행교와
는 또 다른 길로 녹지공원을 걸을 수 있다.
이밖에도 공원 한편엔 인공 실개천을 조성해 샛자락쉼터라는 이름으로 시민들을 맞이한다.
녹지공원 하부엔 그동안 명동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불편과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한 버스주차장(총 41면,
16,992㎡)이 조성된다. 관광버스 주차장뿐만 아니라 서울시가 도입하는 친환경 ‘서울 녹색순환버스’의 주차
장‧환승장으로 이용된다. 내년 3월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주차장 41면 중 40면은 대형버스, 1면은 장애인주차장이다. 버스주차장 40면 중 30면은 버스가 주차할
수 있고 10면은 관광버스 승하차장(3면), 친환경 전기차 승하차장(3면), 전기버스 충전(4면)으로 사용된
다. 친환경 ‘서울 녹색순환버스’는 '21년 3월부터 남산으로 진입하는 관광버스를 대체하게 된다.
환승장 일부 공간엔 전 재산을 들여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하며 평생 조국의 독립에 헌신하신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의 기념관이 들어선다. 내년 5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류 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이후 한 세기를 넘게 고립돼 있던 남산 예장자락이 시민
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됐다. 종합재생된 녹지공원 개방을 시작으로 공원하부 주차장, 우당 이회영 선생 기
념관까지 내년이면 5년여에 걸친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이 마무리된다.”며 “쉼과 역사가 함께하는 서울의
새로운 명소가 되고 명동, 한옥마을, 애니메이션센터 등 주요시설을 연결하는 남산의 허브가 될 것으로 기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