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최동민기자] 29일 경기 분당경찰서에 출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시간에 걸친 조사를 마치고 오후 8시25분께 경찰서를 나왔다. 이 지사는 "오늘 이 일로 더 이상 조사 받고 싶지 않다. 경찰과 검찰이 판단할 일이다. 도정에 집중하고 싶다"고 자리를 떠났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 지사는 10시간의 조사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친형)강제 입원은 형수님이 하신 것으로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제입원과 관련해서는 적법한 공무집행이냐는 법리논쟁이 길어졌다. 정신 질환자에 대한 강제 진단 절차 등 정신 질환으로 사람을 해칠 위험이 있다는 자에 해당되냐는 (경찰과의) 논쟁이 있었다"며 "입원 당시 법과 원칙에 따라 행정행위임였을 분명히 소명했다"고 했다.
이 지사는 "경찰이 향후 재출석을 요구하면 서면으로 의견을 대체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재출석은 거부했다.
경찰은 이날 앞서 바른미래당이 고발한 친형(故 이재선씨)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 한 직권남용죄 및 친형의 강제입원 사실 부인과 배우 김부선씨 스캔들 관련 의혹을 부인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등에 대해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찰은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과 관련된 직권남용죄를 중점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사가 조직적으로 공무원을 움직여 정신상태가 정상이었던 친형을 강제입원을 시도한 정황이 있는지를 들여다봤다. 동시에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시절 기업들로부터 성남FC에 광고비 명목의 금액을 지불하도록 한 특가법상 뇌물죄 혐의도 살폈다.
이날 진행된 조사에서는 이 지사측과 경찰측이 혐의점을 두고 치열하게 법리적 공방을 벌였다. 경찰서 1층 조사실에서 조사가 진행된 가운데 경찰측은 변호사 출신 경찰관 4명 등 10여명 안팍의 수사팀을 꾸려 이 지사의 혐의 입증에 주력한 반면, 이 지사측은 이 지사와 변호사 1명이 제기된 혐의 사실에 대해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의 출석에 맞춰 경찰서 정문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이 지사를 옹호하는 단체와 규탄하는 단체 각각 300명이 팽팽히 맞섰다. 오전 8시30분부터 집회를 시작해 오후 들어서부터 점점 신경전으로 과열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재출석을 요구할 경우 이 지사가 출석 대신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하겠다면서 출석거부 의사를 표명했다"며 "이날 조사 내용을 토대로 향후 수사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