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뉴스/박성철기자) 가야산 홍류동 계곡을 따라 조성된 ‘가야산 소리길’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둘레길 중 한 곳입니다.
이러한 명성은 한국관광공사의 ‘걷기 좋은 길 10선’,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무장애 관광지 10곳’에 이름을 올리면서 빛을 더했습니다.
가야산 소리길은 굽이마다 만나는 비경이 일품인 곳입니다. 가야산 19개 비경 가운데 소리길에서만 16개 비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라 말기의 대학자 최치원(崔致遠, 857∼?) 선생이 노년을 지내다 갓과 신발만 남겨 둔 채 홀연히 신선이 되어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오는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문화의 길이기도 합니다.
소리길은 고려 초조대장경 제조 1000년을 기념해 2011년 열린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행사와 함께 개방되었습니다. 옛 홍류동 계곡길을 정비하고 끊어진 길을 복원해 만든 것으로 가야산국립공원사무소와 합천군이 공동 투자한 이 길은 현재 7.2㎞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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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소리길. |
특히, 소리길 중 길상암에서 해인사로 이어지는 2.1km 구간은 무장애탐방로로 국립공원을 찾는 장애인·노약자·임산부 등 보행약자도 아름다운 자연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국립공원의 생태 복지실현 정신이 깃들어 있는 구간입니다.
소리길의 이름은 소생하다 소(蘇) 통하다 리(利)를 써서 현상적인 의미로는 우주만물이 소통하고 자연이 교감하는 생명의 소리를 뜻하며 불가에서는 이치를 깨달아 극락으로 가는 길을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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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정. |
소리길의 대표적인 문화자원으로 최치원이 즐겨 찾아 시를 지었다는 농산정(籠山亭·경남문화재자료 172호)이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유림에서 최치원을 추모하여 정자를 세우고 그의 자작시에서 한 구절을 따 농산정이라 이름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입니다.
소리길은 계곡물 소리와 함께 걷는 길입니다. 때로는 나즈막하게, 때로는 대화가 어려울 만큼 웅장하게 걷는 내내 그 울림을 전하고 있습니다. 시시비비를 따지는 피곤한 세상의 소리에 지친 몸과 마음의 귀가 편안해질 수밖에 없겠지요.
최치원은 농산정 외에도 학사대 등 가야산 곳곳에 족적을 남겼지만 마지막은 어느 역사기록에도 남아있지 않고 어느 날 숲속에 갓과 신발을 남겨둔 채 신선이 되어 하늘로 갔다는 전설만이 내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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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