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 알려진 ‘캠프그리브스’는 한국전쟁 이후 50여 년간, 미2사단 506보병연대가 주둔해오다가 지난 1997년 미군의 철수 이후, 지난 2007년 8월 한국정부에 반환된 곳이다.
경기도는 17일 오후 2시 30분 파주시 캠프그리브스에서 문화로 지역을 재생하는 <DMZ, Camp Greaves – 기억과 기다림> 전시회 개막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박정 국회의원, 김호겸 경기도의회 부의장, 김동규·한길룡·최종환 도의원, 조재현 DMZ국제다큐영화제 집행위원장, 홍승표 경기관광공사 사장, 박상천 육군 제1사단장, 뉴튼 브랜든 미육군1지역사령관, 중립국감독위원회 로저 린드스톰·다니엘 펠러 소령, 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 대표, 조석환 통일촌 이장, 김영숙 해마루촌 이장, 문화예술 관계자, 대학생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남경필 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캠프 그리브스는 전쟁과 분단의 아픔이 깃든 역사의 현장이다. 이제는 우리의 아픔과 슬픔의 역사를 승화시켜야 할 때다. 문화가 그것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시회가 역사의 아픔을 문화로 승화 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캠프그리브스를 통일과 열린 공간, 공존의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캠프그리브스의 옛 미군볼링장과 전시관에서 열린 개막식은 ‘3D그라피티쇼 및 경과보고’를 시작으로 파주시 군내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참여한 ‘리코더 연주(‘언제나 고향은’, ‘고향의 봄’ 등 2곡)’과 ‘판다작품 퍼포먼스’ 등 기념행사, ‘전시장 라운딩’ 등으로 진행됐다. 특히 기존 형식을 탈피한 축제 분위기로 연출했다.
이날 전시회 설명을 통해 최보경 총괄감독은 “이번 전시회는 기억과 기다림을 주제로 마련됐으며, 여러 작가분들이 저희 공간에서 작품을 제작해주셔서 전시를 갖게 됐다”며 “캠프그리브스가 앞으로 더욱 크게 발전할 수 있도록 여러분이 함께 해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개막식에 참석한 내빈들은 축하의 말을 전했다.
박정 국회의원은 “이 공간을 문화의 평화 공간으로 조성해주신 남경필 지사님께 감사드린다”며 “파주에는 많은 공여지가 있다. 앞으로 경기도와 국가가 대화를 통해 통일의 그날을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호겸 도의회 부의장은 “우리 현대사회의 잊을 수 없는 역사현장에서 많은 분을 뵙게 되니 감격스럽고 가슴이 벅차다”며 “한국전쟁 후, 50여 년간 쓰이다 반환된 기지로서, 문화적 가치가 높고 중요한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튼 브랜든 미육군1지역사령관은 “지난 60년 동안 많은 장병들이 캠프그리브스에서 근무했는데 (지금은 철수해) 굉장히 아쉽다. 경기도가 미군의 역사가 깃든 공간을 이렇게 바꾼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조재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캠프그리브스는 제가 맡고 있는 DMZ영화제와 관련이 있다”며 “어려운 시절에 개막식을 맞았던 게 기억에 남는다. 캠프그리브스가 개발되고 발전돼 우리나라에서 평화의 공간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 참여작가는 강주리, 김서량, 허수영, 오재경·김동우, 지예은, 김영현, 감기배, 우현주 등이며, 7개의 공간에서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장에선 JSA의 중립국감독위원회에서 보관 중인, 휴전협정 당시 국내 군사분계선이 최초로 공식 표기된 지도와 깃발, 유물 등이 전시됐다. 또 미군 숙박시설, 볼링장, 공동 샤워장 등을 통해 1950년대 당시 주한미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도는 내년이면 캠프그리브스로 가는 ‘하늘길’과 ‘땅길’이 모두 열릴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파주시는 임진각평화누리에서 임진강을 하늘로 건너는 곤돌라 사업을 추진, 2018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땅길은 이미 열렸다. 임진각평화누리에서 기존에 운영 중인 DMZ안보관광 버스나,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에서 판매중인 투어버스를 이용하면 손쉽게 캠프그리브스를 방문할 수 있다. 민간인통제구역에 있어 복잡한 출입절차를 거쳐야 했던 번거로움을 덜 수 있는 셈이다.
도는 기부대양여사업을 통해 내년 캠프그리브스 소유권을 국방부로부터 받아, 역사공원사업을 본격화한다. 현재 캠프그리브스에서 운영 중인 최북단 유스호스텔에 더해 병영·생태 체험관, 역사전시관, 휴양시설 등을 추가 운영할 예정이다.
캠프그리브스는 지난해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국내외 관광객이 급증했다. 지난해 총 1만7,000여 명이 방문, 2014년 5,711명보다 약 3배가 증가했으며, 이 중 1만 명 이상이 외국인일 정도로 해외관광객에게도 인기를 끌었다.
‘캠프그리브스’는 1953년부터 2004년까지 미군이 주둔했던 민통선 내 유일 미군반환지로, DMZ로부터 불과 약 2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 미군의 흔적과 분단의 현실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실제 모델이었던 101공수 506연대가 실제 주둔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기존 DMZ관광과는 다른 이국적 생태, DMZ를 생생히 느낄 수 있는 체험을 갖춘 곳이 캠프그리브스”라며 “하늘길과 땅길이 열리고, 계획대로 역사공원이 갖춰진다면 캠프그리브스는 DMZ관광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그리브스 문화전시 관람 문의는 경기관광공사 캠프그리브스 문화재생사업팀(031-952-0466), 이메일(heeyun@gto.or.kr)로 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페이스북(www.facebook.com/CampGreaves.KOREA), 캠프그리브스 홈페이지(www.dmzcamp131.or.kr)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한편, 남경필 지사는 이날 파주 캠프그리브스 체험관(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평택시·가평군 공직자를 대상으로 열린 ‘현장중심 비상대비 직무교육’에서 특강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