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뉴스/김진희기자) 통일호, 비둘기호는 모두 과거에 존재했던 열차였다. 하지만. 시대는 빠르게 변화했고, 열차 또한 빠르게 변화해 고속열차 KTX, 전기동차 ITX가 등장했다.
2012년 12월 28일에 첫 운행을 시작한 ITX-청춘은 과거 무궁화호를 대신하고, 2014년 5월 12일부터 경부선과 호남선 등 전국 여러 곳에 운행을 시작한 ITX-새마을은 새마을호를 대신하고 있다. 이처럼 무궁화호와 새마을호를 대신하기 위해 여러 시설들을 개량했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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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X-청춘 좌석배치도.(출처=코레일) |
특히, 경춘선의 MT 로망을 뜻하는 ITX-청춘은 국내 최초 2층 열차로 총 343석으로 운행되며, 최대 시속 180km/h로 KTX 다음으로 빠른 편이다. 전기동차이기 때문에 가·감속이 빠르므로 단거리나 정차역이 많은 구간을 운행할 때 효율적인 편이다. 그리고 기존 전철과 같은 플랫폼을 쓰기 때문에 경춘선에 전용으로 투입되기도 했다.
경춘선에서만 운행하던 ITX-청춘이 지난 5월 1일부터 경부선에도 운행을 시작했다. 평일 기준 하루 왕복 12회 운행되며(주말에는 절반으로 감축), 정차역은 용산, 노량진, 신도림, 수원, 평택, 천안, 조치원, 대전역이다.
ITX- 청춘 특성상 기존 여객열차와는 다르게 전철 전용 플랫폼(고상홈)이 필요하므로 조치원, 대전역에서는 임시로 고상홈을 만들어 이용할 수 있고, 그 외의 일반 전철역에서는 전철 플랫폼에서 ITX-청춘 이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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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X-청춘 운행을 시작하는 신도림역(위)은 플랫폼 끝에 별도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수원역(아래)은 여유 플랫폼을 활용한다. |
ITX-청춘이 경부선으로 들어오면서 노량진역과 신도림역에서도 대전으로 환승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전철 타는 플랫폼으로 ITX-청춘이 들어오기 때문에 2호선과 9호선의 접근성이 향상된다. 그렇다면 현장에서 얼마나 편의성을 느끼고 있는지, ITX-청춘에 대한 호기심은 어떠한지, 전철과 같이 다니다 보니 혼란은 없는지 직접 이용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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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X-청춘 전용 출입 게이트(위)와 QR코드 게이트(아래). |
ITX-청춘을 타기 위해서는 전철 플랫폼으로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전철 플랫폼은 무조건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개찰구를 통과하여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ITX-청춘이 정차하는 역에서는 자동발매기에서 승차권을 발권한 경우에는 ITX-청춘 전용 게이트를 이용하거나 그 외의 모바일이나 창구를 통해 승차권을 발권한 경우에는 승차권 QR 코드를 인식하고 통과해야 한다.
반대로, 전철을 이용했다가 ITX-청춘으로 갈아타는 승객은 역사까지 오지 않아도 플랫폼에서 교통카드 하차기에 교통카드 하차 처리를 한 다음에 ITX-청춘을 갈아탈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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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 플랫폼으로 들어온 ITX-청춘. |
전철 플랫폼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따로 승차권을 발매해야 하는 ITX-청춘에 무작정 탑승하는 경우가 많아 정차역에서는 항상 역무원이 방송이나 현장에서 안내하고 있었다. 실제 탑승했던 ITX-청춘에서는 고의는 아니지만, 전철 플랫폼에 들어온 급행열차인 줄 알고 탑승하는 사람이 몇 있다고 역무원이 귀띔했다. 부정승차로 적발된 경우 10배의 부가금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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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X-청춘의 특징인 2층 객차, 2층(위)과 1층(아래). |
ITX-청춘의 가장 큰 특징은 2층으로 구성된 객차가 있다는 것이다. 8량의 객차에서 중간인 4호 차와 5호 차가 2층 객차로 구성됐다. 2층 객차라고 높이가 낮거나, 좌석이 좁은 것은 전혀 아니다.
1층의 경우에는 아랫부분을 최대한 활용하고, 2층의 경우에는 윗부분을 최대한 활용하여 다른 객차와 똑같게 환경을 조성했다. 2층 객차를 이용하고자 하면 예매할 때 2층 석을 따로 선택해야 예매할 수 있다.
좌석도 KTX에 버금간다. 좌석마다 콘센트, 받침대를 제공한다. 등받이도 뒤로 젖힐 수 있고, 단체로 이용할 때는 좌석을 돌려서 4인 좌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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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 좌석을 4인 좌석으로 구성할 수 있고(위), 등받이를 뒤로 젖힐 수도 있다(아래). |
지정된 좌석 외에 자유석과 입석 승객을 위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객차와 객차 사이에는 접이식 의자가 설치되어 있고, 서서 가는 승객을 위해서는 손잡이도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ITX-청춘의 모든 창문은 블라인드가 설치되어 있어서 빛을 가릴 수 있고, 짧은 구간을 운행하기 때문에 별도의 카페 객차나 이동식 카트가 운행되지 않고, 자판기를 통해 간단한 간식이나 음료수를 구매할 수 있다.
용산에서 천안까지는 전철 급행열차와 같은 선로를 이용한다. 하지만, 승차감에서는 ITX-청춘이 안정적이고 소음이 없었다. 다만, 구간에 따라 전철과 같이 운행되는 구간이 있어서 정시보다는 다소 늦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처음 ITX-청춘을 이용한다는 직장인 김명인(41) 씨는 “기존에 전철이나 무궁화호를 이용해 다녔는데, 사람이 많아 항상 출퇴근하는데 힘들었다. 하지만, ITX-청춘이 운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런지는 몰라도 사람이 적어 쾌적하게 출퇴근 할 수 있을 거 같다.”며 “2층 객차를 처음 보는데, 경부선에서는 2층 객차로 볼 경치가 없다는 게 다소 아쉽다.”며 아쉬움도 나타냈다. “운임 요금이 새마을호와 동급으로 책정되어 자주 이용하기에는 조금 부담은 있지만, 힘들 때 이용하기에는 정말 좋을 거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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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차 사이에 마련된 간이 좌석(왼쪽), 좌석마다 설치된 블라인드(가운데), 간단한 간식이 마련된 자판기(오른쪽). |
이재인(26) 씨는 “춘천 여행 갔을 때 타본 ITX-청춘이 정말 좋았는데, 경부선에서도 탈 수 있어서 좋다.”면서 “대전까지 가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운행 구간을 좀 더 연장하거나 다양화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경춘선 하면 MT였고, MT 하면 청춘이다. 경춘선의 청춘을 이제는 ITX-청춘이 대신했다. 경부선에서도 경춘선의 청춘을 만날 수 있고, 대전까지 청춘을 가져갈 수 있다. 대전까지 ITX-청춘을 이용해 대전의 그 유명한 빵집, 성심당으로 빵 먹으러 가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