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뉴스/이태호기자)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이창재)이 아직까지 가로수나 조경수에 전구장식이 남아 있다면 일 최저기온이 영상으로 오르기 전에 이를 철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일 최저기온이 영상으로 오르는 3월이면 전나무나 주목과 같은 상록침엽수는 전구에서 발생하는 열로 침엽이 누렇게 변하는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이면 나무에 설치되는 장식전구는 삭막한 도심의 야경을 아름다운 불빛으로 장식해 왔다.
동절기 도심 경관 조성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만큼이나 장식전구의 설치와 전구에서 나오는 열과 빛이 나무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민원과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장식전구 설치가 많은 벚나무(낙엽활엽수)와 전나무(상록침엽수)를 대상으로 겨울철 가로수에 설치한 전구장식이 나무에게 주는 영향을 조사했다.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12시간씩 3개월간 수행된 조사 결과, 장식전구의 광도(光度)는 26∼300 럭스(lux)로 다행히 나무에 생리적인 장애를 일으킬 만한 밝기는 아니었다.
한편, 전나무는 일 최저기온이 영상이 되는 3월 초순부터 전구가 직접 닿아있는 잎에 열로 인한 피해(황변, 마름)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벚나무는 4월 초에 꽃피는 시기와 꽃눈의 크기 등을 조사한 결과, 장식전구를 설치한 나무와 설치하지 않은 나무 간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장식전구가 벚나무의 개화에 장애를 일으키지는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김선희 박사는 “야간조명 전구 설치는 나무들이 완전히 휴면상태가 되는 12월부터가 적절하며, 철거는 상록침엽수는 3월 전에, 낙엽활엽수는 꽃이 피기 전이나 잎이 나기 전(3∼4월)까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조명시설을 제거할 때는 꽃눈이나 잎눈이 다치지 않게 조심하고 줄기에 매어놓은 전깃줄이나 철사줄 등도 남김없이 제거하여 생장에 필요한 양분이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게 해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