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김은숙기자]
# 6살, 8개월 두 남매를 둔 서울시민 A씨 부부는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을 자주 찾는 편인데 수유실이 잘 갖춰져 있는지 유아차 대여가 가능한지 등을 매번 전화로 문의하거나 인터넷으로 검색해야 해 번거로울 때가 많다. 자가용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싶어도 지하철역에서 건물까지 유아차를 가지고 이동이 편리한지 확인하기가 어려워서 자가용을 이용할 수밖에 없을 때도 많다. A씨는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공공시설의 편의시설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으면 번거로움을 크게 덜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서울시가 고령자나 장애인, 유아차를 이용하는 육아부모 같은 이동약자들의 정보접근성과 이동권을 강화하기 위한 ‘이동약자
접근성 정보지도’를 개발했다. 시민들이 즐겨 찾는 174개 공공시설 내 편의시설 정보는 물론, 대중교통에서 시설까지 최단경
로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는 30일(목)부터 ‘스마트서울맵’(map.seoul.go.kr) 에서 ‘이동약자 접근성 정보지도’를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인터넷이
나 스마트폰으로 접속해 사이트 내 도시생활지도 → 이동약자 접근성 정보지도에 들어가면 확인할 수 있다.
‘이동약자 접근성 정보지도’에서는 고척스카이돔, 서울무역전시장(SETEC),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 등 174개 공공
시설의 접근성 정보를 아이콘 등 시각정보로 확인할 수 있다.
내가 가고 싶은 시설을 지도에서 선택하거나 시설 이름을 검색한 뒤 ‘보행로 정보’를 선택하면 인접(500m) 지하철역에서 해
당 시설까지 휠체어 등으로 접근 가능한지 여부와 최단경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건물 정보’를 선택하면 수유실, 장애인화장실 등이 이용 가능한지를 지도상에서 아이콘으로 간편하게 볼 수 있다.
어르신과 장애인, 육아부모 등 이동약자들에게는 도시 내에서 이동하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일 수 있다. 서울시는 이들에 대한 정
보접근성을 강화해 방문 예정 시설의 편의시설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이동약자들의 이동권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 수탁기관인 서울특별시 유니버설디자인센터(이하 ‘센터’)가 올해 1월 지도 개발에 착수, 약 5개월 간 (사)한국공공디
자인학회와 함께 174개 시설을 직접 방문해 출입구, 장애인주차장, 엘리베이터, 장애인 화장실, 수유실 등 편의시설 유무
와 이용 가능여부 등을 조사하고, 시각화 요소를 추출해 접근성 정보 지도를 제작했다.
시는 이번 174개 공공시설을 시작으로 대상 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해나갈 계획이다. 또, 시시각각 변하는 시설현
황이 지도에 빠르게 반영될 수 있도록 ‘시민참여단’을 통해 지도 정보를 최신화해 시민 이용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목표다.
174개 시설은 시 소유 공공시설 가운데 공공성이 높고 시민이용 빈도가 높으며 이동약자를 위한 정보제공이 필요하
다고 판단되는 곳들로 선정했다.
용도별로는 ▴교육연구 및 복지시설 91개 ▴문화 및 집회시설 30개 ▴판매 및 영업시설 19개 ▴운동시설 11개 ▴의료시설
11개 ▴관광휴게시설 4개소 ▴공공용시설 3개소 ▴숙박시설 2개소 ▴그 외 수련시설, 위락시설, 판매 및 영업시설 각 1개
소이다.
174개소 외에도 지난 해 서울디지털재단과 함께 ‘시민참여형 데이터수집단’을 운영해 조사한 서울시 426개 동(洞)
주민센터에 대한 이동약자 접근성 정보도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이번에 구축한 지도 정보를 개방해 향후 민간 기업 등에서 활용해 앱 개발 등 부가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할 계획
이다.
서울시는 이번 지도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접근성 정보 시각화의 3대 원칙과 표준 매뉴얼도 수립했다. 스마트폰 환경이 반영
된 정보 표기방식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표준화된 지침이 없는 상황에서 국내 최초로 지침을 마련한 것이다. 향후 신축 또는
리모델링하는 공공시설에 이 매뉴얼을 적용해 시민들이 시설의 내부 편의정보를 스마트폰 등으로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접근성 정보 시각화 3대 원칙은 ▴이용자 중심의 정보표기 ▴정보 표현의 표준화 및 일관성 유지 ▴정보체계와의 정합성
확보이다.
표준 매뉴얼은 스마트폰에서의 이용성 및 가독성 등을 고려한 세부 표기 지침, 정보 지도 제작 절차와 표기 방식, 그림
문자 활용을 담고 있다. 정보 지도의 경우, 실제 공간의 형태와 구조를 기반으로 제작하고, 방문자 진입 방향과 일치시
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 접근성 정보지도 시각화 3대 원칙 》 |
《 접근성 정보지도 제작 표준 매뉴얼 》 |
한편, ‘이동약자 접근성 정보지도’ 서비스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서울특별시유니버설디자인센터(http://www.sudc.or.kr)에
서 확인할 수 있다. 지도 구축 사업추진 배경, 과정 및 결과, 접근성 정보지도 제작 표준 매뉴얼 등을 담은 종합 보고서도 열람
가능하다.
접근성 정보지도 제작 및 활용, 서비스 지역 및 대상 확대 등 상호 협력을 원하는 기업 및 단체는 서울특별시유니버설
디자인센터(☎02-2232-7800)로 문의하면 된다.
이혜영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은 “이동약자들은 공공시설을 방문하기 전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접근하기 편
리한지를 확인해야 하지만 정보가 산재돼 있어 불편함이 있었다.”며 “진화하는 IT 기술을 기반으로 공공시설의 접근성
과 편의시설 상황을 시각화된 정보로 편리하게 제공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근본적인 취지다. 이동약자들의 일상에 실
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기업, 시민사회 등과도 지속적으로 협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