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형사사법체계의 안정적 정착 방안 토론회

  • 등록 2026.04.09 1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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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권․특사경 지휘권 쟁점으로 전문가 ‘정면 충돌’
- 일시 및 장소 : 2026.4.8.(수) 14:00~18:00,
광화문 변호사회관 10층 조영래홀
- 주최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검찰개혁추진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검찰개혁추진단은 4월 8일 광화문 변호사회관 조영래홀에서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의 안정적 정착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경실련 시민입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지웅 변호사의 사회로 진행이 됐다. 2026년 10월 시행을 앞둔 「공소청법」·「중대범죄수사청법」 체제에서 공소청 검사에게 직접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것인지,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두고 법학자·법조인 등 전문가들이 정면으로 맞섰다.

 

쟁점① 공소청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허용해야 하나

 

▶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

 

박용철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서류 접수‧전과기록 첨부 등 일상적 보완 작업까지 경찰에 ‘요구’만 해야 한다면 형사절차는 마비 수준의 지연에 빠진다고 경고했다.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를 지연‧거부해도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어 ‘사건 핑퐁’ 현상이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보완수사권 남용 우려는 ‘송치된 사건과의 동일성‧관련성 범위’로 명시하고 위반 시 법원이 공소기각으로 통제하면 충분하며,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원칙으로 하되 공소청 산하에 자체 수사관을 일부 유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재평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토론)도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엄격히 제한된 직접 보완수사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소청법 제4조 해석 또는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의 변호사(토론)는 성범죄‧아동학대 등 진술이 핵심 증거인 사건에서 서류상 보완수사 요구만으로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실 수사가 반복될수록 가난하고 힘없는 피해자만 사법 시스템에서 소외된다며, 법리와 수사는 무 자르듯 나눌 수 없다고 역설했다.

 

▶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

 

이국운 교수(발제)는 공소관이 직접 수사에 개입할 경우 재판에서 증인으로 채택될 위험이 생기는 등 객관적 지위가 흔들린다며, 직접 보완수사권은 원천 차단하고 수사기관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권만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병호 변호사(토론)도 공소시효 임박 등 예외적 상황에서도 검사에게 직접 수사권을 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수사‧기소 분리로 인한 절차 지연은 형사사법포털(KICS) 전자화와 페이퍼리스 환경으로 해소할 수 있으며, 기존 검찰청 소속 수사관 약 6,000명을 중수청‧경찰 국가수사본부로 전원 재배치해 수사 총량을 유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승익 명지대 법학과 교수(토론)는 통계를 근거로 제시했다. 검사가 직접 인지한 사건의 기소율(0.1%)이 일반 사건(약 30%)보다 현저히 낮고 무죄율도 높다는 점에서, 검사의 직접 수사는 오히려 확증편향을 심화시킨다고 비판했다. ‘사건 핑퐁’의 원인은 제도의 결함이 아니라 검사가 책임을 지지 않고 기록을 경찰로 떠넘기는 실무 관행이라며, 운영 방식 개선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쟁점②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어떻게 할 것인가

 

▶ 실질적 통제 유지가 필요하다는 입장

 

박용철 교수는 근로감독관·식약처·지자체 공무원 등 특사경은 행정 전문가일 뿐 형사 수사에는 비전문가라고 지적했다. 외부 감시자가 부족한 특사경 사건은 공무원 조직 특유의 잦은 인사이동과 수사력 부족이 겹쳐 사건이 흐지부지 묻힐 위험이 높다며, 검사의 통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재평 교수는 공소청법에서 특사경 지휘권이 ‘협력’으로 바뀌었더라도 단순 자문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수사가 공판 가능한 수준으로 완성되도록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권은 물론 직접 보완수사권까지 적극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 지휘권 부활 대신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

 

이국운 교수는 특사경을 운영하는 중앙행정기관‧지자체가 직제 개편을 통해 스스로 적법성 통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수사 과정의 실질적 기준을 법률로 규정하는 ‘수사절차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승익 교수는 이미 공소청법에서 수사지휘권이 배제된 상황에서 이를 억지로 부활시키려면 폐지될 구법에 기대야 하는 법체계상 엇박자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특사경이 수사에 서툰 진짜 이유는 검사 지휘의 부재가 아니라 행정 업무와 수사 병행, 순환보직으로 인한 전문성 부재에 있다며, 특사경 전담 조직 신설과 장기 근속 보장, 특사경 업무의 자치경찰 이관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쟁점③ 경찰 수사에 대한 사법통제와 협업 모델

 

박재평 교수는 경찰이 무혐의로 판단해 불송치 결정을 내릴 경우 피해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부실 수사가 방치될 위험이 있다며, 경찰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공소청 검사가 심사하는 ‘전건송치’를 재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과거 검사가 수사 주체로서 송치받던 것과 달리, 수사권 행사자인 경찰에 대한 법치주의적 적법성 통제로서의 전건송치임을 강조했다.

 

손병호 변호사는 영국 국가범죄수사국(NCA)·왕립검찰청(CPS) 모델을 참고해 수사 초기부터 검사가 수사 방향과 법리에 대해 자문하는 수평적 협업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찰서‧중수청에 공소청 검사를 당직 배치해 실시간 법률 자문을 제공하면 불필요한 보완수사요구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수사관 평가 지표를 ‘송치 건수’에서 ‘기소 및 유죄 판결 비율’로 전환해 수사 단계부터 책임감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는 공소청법·중수청법 시행을 6개월 앞둔 시점에서,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의 성패를 가를 핵심 쟁점들에 대해 찬반 양측이 치열한 논거를 맞세운 자리였다. 경실련과 검찰개혁추진단은 오늘 논의된 전문가들의 의견을 입법·정책 과정에 적극 반영할 것을 관계 당국에 촉구하며,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검찰 권력의 남용도, 수사 역량의 공백도 없이 국민의 인권과 사법 정의를 실질적으로 담보하는 방향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목소리를 낼 것이다.

최동민 기자 ch11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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