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진승백기자] '방탄소년단(BTS)'의 귀환은 한 번의 공연으로 끝나지 않는다. 전 세계 190개국, 3억 명이 지켜본 이번 광화문 무대는 'BTS노믹스(BTS+Economics)'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관광·유통·지역경제 전반으로 확장되는 구조적 흐름이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효과는 '공연장 안'에 머물지 않는다. 전 세계로 생중계된 넷플릭스 공연 실황은 외신에 따르면 약 3억 명이 시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연 전부터 해외 각국 팬들의 입국이 이어지며 외래객 증가세도 뚜렷해졌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이달 1~18일 방한 외국인은 전년 대비 32.7% 늘어난 109만 9700명으로 집계됐다. 10대와 20대 방문객 증가율은 각각 40%, 35.2%로 기록했다.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컴백 기념 공연인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을 펼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뉴스1)
지난 21일 광화문 공연은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현장이었다. BTS는 군 복무 공백기를 마치고 3년 9개월 만에 완전체로 무대에 올라 '아리랑' 선율을 신곡에 녹이고, 경복궁을 배경으로 한국적 미학을 극대화했다.
무대는 광장 한복판에 건물 5층 높이의 큐브형 구조물로 설치됐다. 가로 12m, 세로 11m 규모의 큐브 상단에는 'BTS' 로고와 태극 형상을 결합한 '아리랑' 엠블럼이 배치됐다. 멤버들은 두루마기를 연상시키는 흑백 의상으로 등장했다. 현장에는 무료 티켓을 구한 관객 2만 4000명이 입장했으며 인파는 경찰 추산 4만 2000명, 주최 측 추산 10만 4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뉴스1)
경제적 파급력도 확인됐다. 블룸버그는 이번 공연 효과를 1억 7700만 달러, 약 2650억 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2023년 '에라스 투어' 도시별 효과로 거론되는 5000만~70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정부는 이러한 효과를 일회성에서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산업 기반으로 전환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공연장 확충과 암표·불법유통 근절, 관광 인프라 개선을 축으로 외래관광객 3000만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 '포스트 BTS'의 마중물…'5만 석' 상암 잔디 개선·돔 공연장 신설
이번 공연이 남긴 과제는 파급 효과가 7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BTS노믹스'를 어떻게 지속 가능한 구조로 전환하느냐다. 정부는 직·간접적 정책을 병행 지원해 이를 산업 기반으로 정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직접 지원은 공연장 확충과 불법유통 및 암표 근절로 압축된다. 간접 지원은 관광 현장의 불편 요소를 해소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이는 콘텐츠와 관광 산업을 함께 키워 이재명 정부가 내건 '문화강국' 구상을 현실화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 발매 기념 컴백 공연을 하고 있다.(ⓒ뉴스1)
직접 지원의 핵심은 공연장이다.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서울에서 5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대형 공간이지만, 잔디 상태로 인해 축구 경기와 대형 공연을 함께 치르기 어려웠다.
문체부는 월드컵경기장에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사용하는 특수 잔디 매트를 도입할 계획이다. '웸블리 스타디움'은 특수 잔디 덕분에 축구 경기뿐만 아니라 퀸, 마이클 잭슨, 테일러 스위프트 등이 공연한 '팝의 성지'로 불린다. 문체부는 음향과 조명 설비도 국비로 보강할 예정이다.
'5만 석 규모 돔 공연장' 건설은 중장기 과제다. 올해 문체부는 타당성 조사에 착수한다. 대형 공연의 기반을 넓혀야 방탄소년단급 수요가 다른 K팝 공연과 국제 행사로도 확산된다는 판단에서다.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일인 21일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한복을 입은 아미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스1)
◆ 긴급 차단·암표 50배 과징금…"불법유통 고리 끊는다"
직접 지원의 또 다른 축은 불법유통과 암표의 근절이다. 문체부는 이를 문화산업의 '2대 난치병'으로 보고 법 개정을 밀어붙였다. 저작권법·공연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에는 해외 서버 불법사이트 차단, 암표 전면 금지, 사업자 의무 강화 같은 대응 수단이 담겼다.
저작권 분야에는 '긴급차단제'를 새로 도입했다. 불법성이 뚜렷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예상될 경우 문체부 장관이 망사업자에 즉시 접속 차단을 명령할 수 있다. 고의 침해에는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물리는 징벌적 손해배상도 도입했다.
형사처벌은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됐다. 불법복제물로 이어지는 링크를 영리 목적으로 운영하거나 게시하는 행위도 제재 대상에 넣었다. 문체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현장에 들어가 조사하고 불법복제물을 수거·폐기·삭제할 근거도 정비했다.

20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헤리티지 뮤지엄에 마련된 'BTS POP-UP : ARIRANG'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뉴스1)
공연과 스포츠 입장권 거래 질서도 손봤다. 매크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공정한 구매 절차를 우회한 재판매 목적의 부정구매, 상습·영업 목적의 웃돈 판매를 막는다. 판매자와 통신판매중개업자에는 기술적·관리적 방지 조치 의무를 물린다.
특히 벌금이 기존 최대 20만 원에서 대폭 상향됐다. 부정판매자에게는 판매금액의 최대 50배 이하 과징금을 물린다. 부정구매와 부정판매로 얻은 이익은 몰수하거나 가액을 추징한다. 문체부는 하반기 시행을 앞두고 5일 민관 합동 협의체를 발족했다.
현장 점검도 시작했다. 문체부는 21일 광화문광장 및 4월 고양 공연 관련 고액 암표 의심 4건 105매를 경찰에 넘겼다. 예매 개시 시기인 1월 이후 누적 기준으로 확인한 판매 게시글 속 티켓은 중복 포함 1868장이라고 밝혔다.
◆ 서울 특수 넘어 '지방' 소비로…관광정책도 BTS 효과 확장
간접 지원은 관광이다. 정부는 방탄소년단 효과를 서울 도심 특수에 국한하지 않고 지역 관광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제11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는 외래객 3000만 명 목표 시점을 오는 2029년으로 1년 앞당기는 방안이 나왔다. 정책 이름도 '방한관광 대전환, 지역관광 대도약'으로 잡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스1)
입국 규제도 완화된다. 인도네시아 3인 이상 단체관광객 무비자 시범 시행을 추진하고, 중국·동남아 방한 경험자에는 5년 복수비자를 발급한다. 중국과 베트남 주요 도시 거주자에게는 10년 복수비자로 확대한다.
교통 인프라를 보강한다. 지방공항 국제선을 늘리고, 인천공항과 지방공항을 잇는 국내선과 심야 공항버스도 확대한다.
숙박 기반도 손질한다. 숙박업 관련 업무를 문체부로 일원화하고 관광숙박업 중심 정책을 생활숙박업까지 확대한다. 숙박업 품질인증제를 도입하고 지역 관광호텔 신축·개보수, 일반숙박업 시설 개선에 대한 융자와 관광 펀드 투자도 늘린다.
지역 소비를 끌어올릴 장치도 더한다. 인구감소지역 방문객에게 여행 경비의 50%를 환급하는 '반값여행'을 다음 달부터 시범 운영한다. 비수도권 숙박 할인권 20만 장도 배포한다.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을 이틀 앞둔 19일 부산 서구 감천문화마을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부산이 고향인 BTS 멤버 정국·지민이 그려진 대형 벽화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스1)
가격 신뢰 관리도 병행한다. 가격을 표시하지 않거나 표시 가격을 지키지 않으면 즉시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농어촌민박에도 요금 게시 준수 의무를 적용한다. 시기별 요금을 미리 정해 신고하는 '바가지 안심가격제도' 도입도 예고했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추구하는 정책의 방향은 공연 특수를 산업 전반의 체류형 소비로 전환하는 데 있다. 공연장 인프라, 유통 질서, 저작권 보호, 숙박과 교통, 지역 관광 상품, 가격 신뢰가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BTS노믹스'도 지속될 수 있다. 팬덤이 만든 열기를 제도와 산업 기반으로 연결할 때 경제 효과도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고, 지속 가능해진다.
※ 이 글은 뉴스통신사 <뉴스1>의 취재 내용을 바탕으로 종합한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