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인프라 특화 한국 기업 진출 잠재성 높아”

2019.11.12 15:36:55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윤현봉 주 브루나이 대한민국 대사 인터뷰

브루나이는 보르네오섬 북쪽에 위치한 인구 40만 명이 조금 넘는 이슬람 왕국으로, 작은 나라지만 국민소득이 3만 달러 가까이 된다. 우리와는 1984년부터 외교관계를 맺고 오랫동안 에너지 분야 등에서 협력을 이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3월 10~12일 브루나이를 국빈 방문해 “브루나이는 우리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신남방정책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브루나이는 어떤 나라일까? 양국 협력에서 방점을 찍고 볼 대목은 뭘까? 윤현봉 주 브루나이 대한민국 대사에게 물어봤다.


- 브루나이는 어떤 나라인지 소개해주세요.
= 브루나이의 정식 명칭은 브루나이 다루살람(Brunei Darussalam)으로 ‘평화가 깃든 곳, 브루나이’라는 뜻입니다. 이름대로 브루나이는 평온하고 여유로우며, 국민들은 착하고 평화를 사랑합니다. 국토는 작지만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자연, 파란 하늘과 아름다운 석양, 원시의 열대우림이 있는, 아세안 지역의 한가운데 위치한 보석 같은 나라입니다. 한편으로 도로, 인터넷, 전기, 수도, 물류, 보건 등 기본 인프라가 잘 갖춰진 현대적인 국가입니다.


브루나이는 아세안 국가 중에서는 유일하게 국왕이 절대적 권한을 보유하고 실제 통치하는 군주제 국가입니다. 1968년 취임한 제29대 하사날 볼키아 국왕은 반세기 넘게 뛰어난 리더십으로 브루나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오고 있습니다.


브루나이는 헌법에 이슬람을 국교로 명시한 이슬람 국가입니다. 국왕을 비롯한 브루나이 국민들의 신앙심이 매우 깊습니다. 또한 브루나이는 여러분도 알다시피 원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한 부자 나라입니다. 에너지 수출로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브루나이 국민들은 소득세가 없으며 무상교육, 무상의료, 연금 등의 사회복지 혜택을 받고 있어 주변 국가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윤현봉 주 브루나이 대한민국 대사 (사진=주 브루나이 대한민국 대사관)

“남북협상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지지”

- 경제적으로나 외교·안보적으로 한국과 브루나이는 어떤 관계를 맺어왔나요?
= 브루나이는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이 전체 수출의 90%를 차지하며, 우리나라의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도입에서 중요한 교역국이 돼왔습니다. 또 우리나라는 브루나이의 각종 인프라 사업에 꾸준히 진출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은 브루나이의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의 랜드마크인 ‘자메 아르 하사날 볼키아 사원’ 건설에 참여했고, ‘리파스 대교’를 완공했으며, 브루나이 최대 인프라 사업인 ‘템부롱 대교’의 완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우리의 가전제품과 자동차 수출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한편 브루나이는 그동안 유엔 등 국제 무대에서 우리의 입장을 지지해온 전통 우방국입니다. 최근에는 우리 정부의 남북협상, 북미협상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프로세스와 노력에 지지 입장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 한국에 대한 브루나이인들의 인식은 어떤가요?
= 브루나이 국민들은 한국을 매우 좋아합니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우리 한류가 브루나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브루나이 대학생, 청소년들이 한류 등 한국 문화를 배우고 공유하고자 자발적으로 결성한 한국 문화클럽이 10개가 넘습니다. K–­팝, 드라마뿐만 아니라 브루나이 국민은 김치, 김밥 등 한국 음식을 즐기며 화장품, 자동차 등 한국 제품도 선호합니다. 태권도도 인기가 높아 브루나이에 태권도를 배울 수 있는 도장이 여럿 있습니다. 한편 브루나이 대학생들은 매년 한국 대학의 교환학생 과정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한국 유학을 통해 한국의 다양한 매력을 더 잘 알게 되고, 좋은 이미지를 갖고 귀국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브루나이는 국가 전략으로 경제구조 다변화와 장기 발전계획을 추진하는데, 브루나이 전문가들은 한국의 눈부신 경제 발전을 높이 평가하면서 세계적인 수준을 보유한 한국의 인프라, 정보통신기술(IT), 교육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이 가장 활발한 분야, 그 분야의 가능성을 말씀해주세요.
= 앞서 말씀드린 인프라, 에너지 분야 외에도 양국 간 인적교류가 활발합니다. 올해 양국 간 직항 항공편이 4회로 늘면서 더 많은 사람이 왕래하고 있습니다. 브루나이가 여행지로 새롭게 부각되면서 우리 국민이 브루나이를 많이 찾고, 브루나이 국민도 계속 한국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관광산업은 브루나이 정부도 관심이 있어 관광 등을 통한 인적교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리와 정서 비슷… 관광 등 인적교류 활발 기대”

- 양국의 교류, 협력 등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뭘까요?
= 서로 다른 문화와 역사를 지닌 국가 간의 교류 협력은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고 있음을 느낄 때 교류와 협력은 더욱 촉진될 것입니다. 한국과 브루나이는 수교 이래 꾸준히 교류 협력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민간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이는 다시 양국 간 교류를 확대하는 선순환으로 작용합니다. 친근하고 정이 많은 브루나이 국민의 정서가 우리와 비슷해 브루나이 사람을 만나면 친근감을 느끼는 것도 양국 간 교류 확대에 도움이 됩니다.

- 정부의 신남방정책에서 브루나이가 갖는 중요성은 무엇인가요.
= 전통적으로 우방 국가인 브루나이는 2018년 8월부터 3년간 한·아세안 대화관계조정국을 맡으면서 아세안에 우리의 입장을 대변하고, 아세안의 입장을 우리와 조율하는 등 우리나라와 아세안의 협력을 위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죠.
경제 분야에서는 풍부한 원유 가스를 보유한 LNG 생산국임을 고려할 때 우리의 안정적 자원 도입을 위해 그 중요성이 큽니다. 또 아세안에서는 싱가포르 다음으로 부유한 국가로, 인구는 적지만 1인당 구매력이 높은 편입니다. 국가 정책으로 자원 인프라, 건설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고 전략산업을 특화하고 있어 향후 우리 기업의 진출 잠재성이 높다고 평가됩니다.

[위클리공감]

임재성 기자 quem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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