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말馬들이 많네-우리 일상 속 말' 특별전
예로부터 힘차게 달리는 말은 힘과 자유의 상징이었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을 의미하기도 했다. 붉은 말의 해 '병오년(丙午年)'이 밝았다. 이에 맞춰 말이 지닌 상징과 의미를 되짚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2025년 12월 16일부터 기획전시실2에서 '말馬들이 많네-우리 일상 속 말' 특별전을 개최 중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2002년부터 매년 띠 전시를 개최하며 해당 십이지 동물과 관련한 국내 민속을 소개해왔다. 올해는 말의 해를 맞아 말 관련 전시를 3월 2일까지 연다. 이번 특별전은 보물로 지정된 다산 정약용의 '하피첩'과 추사 김정희의 친필을 비롯해 '십이지신도', '삼국지연의도' 10폭 병풍, 말방울 등 70여 건의 자료를 선보인다.
죽은 영혼 인도하는 신성한 말
선조들은 말이 죽은 이의 영혼을 인도하고 신을 태우거나 신의 뜻을 전달하는 신성한 매개체라고 생각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재미있는 전시품이 바로 '무신도', '시왕도'다. '무신도'에는 인간을 수호하는 백마신장이 큰 칼을 쥔 채 말을 타고 달리고 있다. '시왕도'에 등장하는 저승사자가 타는 말은 혼을 저승으로 인도하고 심판하는 신성한 여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영적인 상징성과 신앙적 의미를 담은 전시품 '꼭두' 인형들은 크기도 작고 현대 미학의 관점에서는 약간 허술해보일 수 있지만 저승사자를 상징하고 상여 장식품으로 쓰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가볍게 느낄 수 없는 작품이다. 단편 애니메이션 '흙꼭두장군'을 기억하는 이들에겐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전시품이다.
말의 목에 매달거나 장식용으로 사용한 말방울에는 악귀를 쫓는 의미로 귀면문(鬼面文)이 새겨져 있다. 요사스러운 귀신을 물리치는 벽사(辟邪)의 의미가 담긴 장신구다.
여포(呂布)의 적토마 찾아볼까?
10폭 병풍 '삼국지연의도'는 조선 후기 회화를 감상한다는 의미 외에도 소설 '삼국지연의' 속 여포가 탄 붉은색 명마 적토마를 찾는 재미가 있다.
말띠를 대표하는 역사적 인물들의 유물도 흥미롭다. '하피첩'은 정약용이 아내와 두 아들에게 전하고픈 당부의 말을 적은 서첩이다. 김정희가 친필로 쓴 박종마정물반정주(博綜馬鄭勿畔程朱), 마천십연(磨穿十硏) 등의 서예와 전각 작품도 꼭 챙겨보자. 이밖에도 암행어사 마패와 역참에 설치된 마방의 마굿간, 말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탈 수 있도록 돕는 말안장, 말굽에 다는 U자 형태의 편자 등도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미디어아트처럼 시각적 자극이 강하진 않지만 천천히 전시품을 둘러보며 의미를 하나씩 되짚기에 좋다. 말이 얼마나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었던 동물인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이다.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