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박기문기자]
# AAA씨는 주요 티켓 판매 플랫폼에서 공연 및 프로야구 입장권 등을 재판매하는 전문 암표업자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콘서트·뮤지컬 공연의 경우 입장권 정가 대비 약 15배에 달하는 240만 원에, 주요 프로야구 경기는 10만 원 수준의 입장권을 200만 원가량으로 재판매하는 등 폭리를 취했다. AAA씨는 소득 신고 수준 대비 과다한 신용카드 지출이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수년에 걸쳐 자금출처가 불분명한 8억 원 상당의 예금·부동산 등을 축적한 것이 드러나면서 국세청 세무조사 대상으로 적발됐다.
정가의 10배 이상으로 암표를 재판매하며 얻은 수익을 과소 신고하고 예금·부동산 등에 유용한 암표업자.(국세청 제공)
이는 주로 국내 최정상 가수의 공연과 뮤지컬,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을 취급하며 수익을 얻어 이를 과소 신고해온 암표업자로 이렇게 얻은 수익을 수년에 걸쳐 자금출처가 불분명한 8억 원 상당의 예금과 부동산으로 축적하고 신고 소득수준 대비 과다한 신용카드 지출이 포착돼 적발된 사례다.
국세청은 이처럼 단순한 질서 위반의 수준을 넘어 국민 개개인의 정당한 권리를 빼앗으며 이득을 챙겨 온 암표업자들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나선다고 6일 밝혔다.
특히 1인당 연간 판매 건수인 280여 건을 크게 넘는 거래량을 보인 공공기관 근무자와 사립학교 교사를 포함해 기업형 암표업자 등에 대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한다.
이들은 온라인 플랫폼 등에서 티켓 재판매와 대신 예매하는 대리 티케팅, 매크로 프로그램 판매, '온라인 새치기'를 조장하는 직접 예약링크 판매 등으로 수만 건 이상 거래해 최소 200억 원이 넘는 암표를 유통한 것으로 추정된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이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세무조사 브리핑에서 암표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세무조사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국세청 제공). 2025.11.6. (ⓒ뉴스1)
국세청은 임광현 청장 취임 이후 전국 관서장 회의에서 민생침해 탈세를 엄단하기로 하고, 그 일환으로 순수한 팬심을 상업적으로 이용해 온 대표적 민생침해 업자인 암표상의 탈세를 끝까지 추적해 확실한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조사 대상은 주요 티켓 거래 플랫폼 상위 1% 판매자의 1인당 연간 판매 건수인 280건을 크게 넘는 거래량을 보인 전문 암표상 중에서도 가장 탈세혐의가 짙은 자들이다.
공적 책임감을 뒤로 하고 암표를 거래해 온 공공기관 근무자와 사립학교 교사를 포함해 체계적인 전문조직과 협력업체를 갖춘 기업형 암표업자에 이르기까지 모두 17개 업자다.
이들은 수만 건 이상의 거래로 최소 200억 원이 넘는 암표를 유통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사대상자는 먼저, 온라인 플랫폼과 중고거래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암표업자이다.
온라인 암표업자의 전형인 중고거래형 업자는 입장권에 웃돈을 얹어 되파는 단순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이들의 영향력은 팬덤문화와 중고거래 플랫폼의 성장에 편승해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
조사대상은 수년에 걸쳐 4만 건 이상의 주요 입장권을 확보한 뒤 정가의 최대 30배 가량에 이르는 폭리를 취하며 암표를 판매했다.
일부는 중고거래 게시판에서 자신의 판매내역이 드러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대금을 개인계좌로 받은 뒤 '판매 완료' 처리를 하지 않은 채 티켓 판매 게시물을 삭제하는 등 의도적인 수익 은닉 행태를 보였다.
이어서, 티켓 구매를 대신해 주는 대리 티케팅 전문 암표업자다.
대리 티케팅업자는 전문 노하우를 갖춘 암표업계의 '프로 선수'로, 일부는 조직적인 사업체로 발전하며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대리 티케팅으로 벌어들인 수수료 수입을 과소 신고하고, 고가의 외제차를 몰면서 뒤로는 부당하게 창업중소기업 세액감면 혜택을 받기도 했다.
아울러, 차명계좌를 이용해 수입금액을 분산하고 세금을 축소하거나 빼돌린 소득으로 수억 원 대의 국내외 주식을 사들이기도 했다.
또한, 불법 예매를 가능케 하는 매크로 프로그램 판매업자다.
최근 티케팅 전쟁은 초단위의 경쟁을 지나 더 이상 사람의 능력으로는 이길 수 없는 양상에 이르러 매크로가 없는 예매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매크로 예매 티켓의 상업적 유통에 대한 단속을 피하면서 수익을 올리기 위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티켓 예매 희망자에게 직접 판매하며 불법 책임을 분산하려는 업자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2010년대 중반부터 매크로 프로그램을 판매해 온 것으로 추정되며, 수천 건의 판매 이력을 자랑하면서도 수익은 차명계좌 등으로 받아 신고 누락한 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
이와 함께, '온라인 새치기'를 조장하는 직접 예약링크 판매업자다.
매크로 프로그램에 대한 예매처의 대응이 강화되고 각종 제재가 도입되며 대기열 우회로 '온라인 새치기'를 가능케 하는 URL인 직접 예약링크(직링)가 암표업자의 새로운 상품으로 주력 홍보되고 있다.
업자들은 직링의 효율성과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강조하면서 링크 주소를 판매하고 개인 계좌로 현금을 받은 뒤 신고하지 않았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는 민생과 시장질서에 미치는 사안의 파급력과 시급성을 감안해 암표업자의 수익 내역과 자금흐름 및 은닉재산 유무 등을 신속하고 철저히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춰 추진한다.
금융추적과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 등 가용수단을 적극 활용해 암표판매와 관련한 현금거래를 빠짐없이 확인하고 세금을 추징한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국민의 일상생활에 해를 끼치는 악의적 영업행태를 살펴보면서 탈루행위를 선제적으로 포착해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또한, 온라인 환경에서 투명하고 건전한 거래관계와 성실납세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과세 사각지대를 적극 발굴하고 빈틈없이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
문의: 국세청 조사국 조사분석과(044-204-3752, 3762, 376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