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야 다시 만나자” 김해시 화포천습지과학관 개관·황새 첫 방사

  • 등록 2025.10.19 02:2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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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뜰 황새 3마리 자연 방사해 개관 축하
체험·교육·람사르습지도시 국제교류 공간

[경남/진승백기자] 경남 김해시가 회포천습지과학관 개관을 기념해 황새 세 마리를 날려 보냈으나 이 가운데 한 마리가 폐사해 환경단체가 정밀조사와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황새는 천연기념물(제199호)이면서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으로 지정되어 있다.

 

김해시는 15일 화포천 인근에 건립한 화포천습지과학관 개관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김해시장과 국회의원, 시의원을 비롯해 주민들도 참석했다.

 

개관심에서는 황새 방사 행사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올해 봉하뜰에서 태어난 유조 3마리 '봉이', '황이', '옥이' 가운데 '옥이'와 황새부부가 자연의 품으로 날아올랐다.

 

참석자들은 "황새야 잘 가", "화포천에서 다시 만나자"라며 큰 환호와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김해시는 나머지 유조 방사 시기는 방사 황새의 텃새화 정도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그런데 황새 부부 중 수컷이 방사 이후 잘 날지 못했고 곧 폐사하고 말았다.

 

김해환경운동연합은 16일 낸 자료를 통해 "김해시는 화포천습지과학관 개관 행사에서 수컷 황새가 폐사한 사실에 대해 정밀 조사와 공식 사과를 하라"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개관식을 축하하기 위한 황새 세 마리 자연방사 퍼포먼스 진행 중 수컷 황새가 폐사했다. 방사 순서를 기다리며 22도의 더운 날씨에 좁은 상자 안에서 1시간 40여 분 동안 갇혀 탈진에 의해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황새 이동을 위한 상자의 재질이 금속 성분이라면 22도의 외부 날씨에 직사광선을 받을 경우 금속 표면과 내부 공기는 훨씬 더 뜨겁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22도의 날씨에 승용차 내부의 공기는 창문을 약간 열어두어도 30℃~40℃까지 올라가고 통풍이 안 될 경우 40℃이상 올라간다는 것은 일반 시민들도 아는 상식이다"라며 "그런데 1950년대부터 대한민국에서 자취를 감춘 천연기념물 황새를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김해시가, 그것도 생명이 숨 쉬는 화포천 습지를 만들기 위해 개관한 화포천습지과학관에서 이런 기본적인 생명에 대한 인식조차 없이 다만 행사를 위해 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 황새를 처참하게 다루었다는 사실에 김해시민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김해환경운동연합은 "화포천습지과학관 개관식 황새 폐사로 김해시의 보여주기식 행사 치르기의 면모는 여실히 드러났다"라며 "김해시는 황새 폐사에 책임을 지고 폐사 원인과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시민들에게 공개 사과를 해야 한다. 또한 앞으로 김해시에서 진행되는 모든 행사에 눈요기로 동물이 학대 당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동물 동원을 금지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김해시 관계자는 "방사 이후 잘 날지 못했던 수컷은 현장에서 동물병원으로 이송하던 중에 폐사했다"라고 밝혔다. 폐사한 황새는 국가유산청에 보고해 박제되어 보존될 예정이다.

진승백 기자 pansy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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