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내각인선 90% 완료..., 독배인가 묘수인가

  • 등록 2025.06.29 19: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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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5일 만에 17개 부처 인선…대통령실 "경제 위기 극복 위한 신속성"
인수위 없는 '부실 검증' 우려 속, 총리 인준 전 조각은 '국회 압박용' 분석

[한국방송/최동민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25일 만에 17개 부처의 인선을 사실상 마무리하며,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전'을 선보였습니다. 대통령실은 산적한 경제 현안 해결을 위한 '신속성'을 강조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인수위원회도 없이 진행된 초고속 인선을 두고 '부실 검증' 우려와 함께 그 배경에 대한 여러 정치적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오늘(29일) 기재부와 법무부 등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추가 지명하며, 지난 23일 1차 인선에 이어 일주일도 안 돼 내각의 윤곽을 완성했습니다. 이는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 절차 이후 조각이 이뤄질 것이라던 당초 정치권의 관측을 완전히 뒤엎는 파격적인 행보입니다.

 

대통령실은 이례적인 속도의 배경으로 경제 위기 상황을 지목했습니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심상치 않은 경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빠르게 움직여야 할 때"라는 이 대통령의 당부를 전하며, 장관들이 하루빨리 합류해 정책을 힘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민생 안정을 위한 결단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국무총리 인준 이전에 내각 구성을 완료함으로써, 국회를 향해 '정부 구성은 끝났다'는 메시지를 보내며 총리 인준을 압박하는 효과를 노렸다는 것입니다. 또한, 핵심 보직에 친명계 인사를 신속히 배치하며 국정 장악력을 조기에 확보하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문제는 속도에 가려진 '검증'의 문제입니다. 통상적인 인수위 기간을 생략한 채 진행된 인사인 만큼, 후보자들에 대한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됩니다. 진보 성향의 한 유튜브 채널에서는 "속도전의 그늘 아래서 후보자들의 작은 흠결이라도 발견될 경우, 새 정부의 도덕성은 시작부터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이재명 정부의 초고속 인선은 위기 극복을 위한 '묘수'와 부실 검증이라는 '독배'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 파격적인 속도전이 국정 운영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아니면 향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국민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최동민 기자 ch11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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