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수국 감성 만발…국내 최대 수국 정원 ‘4est 수목원’

2021.07.01 14:34:30

여름은 수국의 계절이다. 형형색색 탐스럽게 핀 수국은 단박에 마음을 사로잡는다. 국내 최대 수국 정원인 해남 4est 수목원에 수국이 만발했다. 알록달록 수국과 피톤치드 가득한 숲이 어우러져 동화나라처럼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7천여 그루의 수국으로 둘러싸인 포토존에서 인생 샷을 남기고 댄싱엔젤이라는 신기한 수국도 만난다. 초록으로 눈부신 숲길을 걷고 1600여 종의 식물들이 자라는 수목원을 돌아보면 더위와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이 맑아진다.

소나무 숲과 만발한 수국. 〈사진=4est수목원〉
해남 산수국부터 이색 수국까지, 200여 종의 수국 잔치
사철 푸른 축제가 열리는 수목원이 있다. 두륜산 아래 황산리 봉동 골짜기에 자리한 4est 수목원이다. 6만 평의 숲에 1600여 종의 식물이 식재되어 있다. 봄에는 분홍 꽃축제, 여름에는 수국축제가 열리고, 가을과 겨울에는 팜파스 축제, 얼음축제를 연다. 2019년 6월에 개장한 4est 수목원은 개장과 동시에 주목받고 있다. 문을 열던 그해 5만 2,000명이 다녀갔고 지난해는 하루 방문객만 3500명에 달하기도 했다. 4est 수목원은 수국으로 유명하다. 입구에 들어서면 탐스러운 수국과 초록 나무에 둘러싸인 포토존이 여행자를 맞이한다. 아기자기한 동화나라에 들어온 기분이다. 포토존 옆으로 수국 정원으로 가는 메인 관람로가 나 있다. 나지막한 언덕길 양쪽으로 하늘색 수국이 길게 이어지는 싱그러운 길이다.
수국 정원 메인 로드. 〈사진=4est수목원〉
7000여 그루의 수국 잔치. 〈사진=4est수목원〉
본격적인 감상은 수국 정원에서 시작된다. 울창한 소나무 숲 아래 형형색색의 수국꽃이 만발해있다. 파랑, 분홍, 보라, 흰색의 수국들이 무리 지어 피어 있다. 그 사이로 난 산책로는 구름 위를 걷는 듯 몽환적이다. 더위와 일상에 지쳐 무겁게 가라앉아있던 몸과 마음이 두둥실 하늘 위로 떠다니는 듯 가볍다.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은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인생 샷을 선사한다. 8000여 평 넓이의 국내 최대 수국 정원에는 넓은 잎 수국, 떡갈잎 수국, 나무수국, 바위수국 등 200여 품종의 수국들이 가득 차 있다. 해남 지역에서 자생하는 산수국도 있다. 위로만 자라는 다른 수국과는 달리 넝쿨처럼 옆으로 뻗어나가는 해남 산수국은 더욱 풍성해 보이는 기특한 품종이다.

인생 샷 포토존이 수두룩. 〈사진=4est수목원〉
난생처음 보는 희귀 수국도 있다. 장미꽃을 닮은 듯한 메리, 겹으로 핀 제주 겹 산수국, 이국적인 아라모드를 비롯해 팝콘 수국, 웨딩부케 등 신기한 수국들이 눈길을 끈다. 그 가운데 댄싱엔젤은 유난히 눈길을 끈다. 독특한 무늬가 새겨진 꽃송이에 꽃잎 한 장 한 장 천사가 춤을 추는 듯한 매력을 지녔다.

수국 정원 메인 로드. 〈사진=4est수목원〉
자연과 철학이 함께 자라는 수목원

이렇게 풍성한 수국 정원이 탄생한 배경에는 김건영 원장의 남다른 노력이 있다. 식물학을 전공한 그가 고향 해남에 수목원을 조성하기로 결심하고 준비하기 시작한 것은 9년 전이다. 멀고 먼 해남으로 방문객이 오기를 기다리는 대신 찾아오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마음먹었다. 수국은 번식이 비교적 쉬워 새로 난 가지를 잘라 심고, 잘 기르기만 하면 어엿한 나무로 키워낼 수 있다.

이런 특징을 이용해 김 원장은 수국을 찾아 전국을 순회하며 다녔다. 지금은 돈만 있으면 손쉽게 수입할 수 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희귀품종 수국은 구하기 힘들었다. 전문 수집가들을 몇 번씩 찾아다니며 발품을 판 끝에 한 줄기씩 구해왔고 정성껏 재배해 200여 종이 넘는 품종의 수국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해마다 6월에서 7월까지 수국의 화사함을 즐길 수 있다. 그중에서도 6월 15일에서 30일 사이에 방문하면 가장 절정을 만끽하게 된다.

전국으로 발품 팔아 모은 200여 종의 수국이 한자리에. 〈사진=4est수목원〉

수국 정원을 나서면 사초 정원을 비롯해 구절초원, 하트 정원, 도라지원, 향기원 등 다양한 정원이 계절을 따라 저마다의 모습을 뽐낸다.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즐길 수 있는 이유다. 봄에는 루피너스, 꽃잔디, 팔꽃나무, 튤립, 박태기나무 등 분홍 꽃동산이 장관을 이룬다. 가을에는 팜파스가 구절초, 핑크 몰리와 함께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마지막으로 4est 수목원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 있다. 돌연변이성 무늬가 있는 나무들을 볼 수 있는 무늬 식물원이다. 생육환경이나 유전적으로 변이를 일으킨 변이종들을 모은 특별한 정원이다. 등나무, 금계국, 맥문동, 털머위, 해국, 호랑가시나무 등 60여 종이 모여 있다.
꽃길, 숲길 등 다양한 산책로. 〈사진=4est수목원〉

수목원 곳곳에 숨은 조형물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비자, 마키아벨리, 논어, 위대한 개츠비 등 인문학과 철학을 담은 조형물들이 많다. 4est 수목원은 숲이라는 뜻의 forest에 별(Star), 기암괴석(Stone), 이야기(Story), 배울 거리(Study)라는 4개의 St를 즐길 수 있는 수목원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하늘에는 무수한 별이 가득하고, 땅에는 기암괴석이 펼쳐지고, 곳곳에 얽힌 이야기와 끊임없이 배울 거리를 제공하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 4est 수목원의 꿈이다.

인문학 담은 조형물 찾는 재미 쏠쏠. 〈사진=4est수목원〉
여행 정보
4est 수목원
주소 : 전라남도 해남군 현산면 봉동길 232-118
문의 : 061-533-7220
여행 팁
해마다 6월 15일부터 7월 15일까지 수국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축제는 취소되었지만, 수국 관람은 할 수 있다. 관람시간은 08:00부터 19:00까지다. 음식물이나 돗자리 반입은 금지돼 있다. 수목원 내 카페가 있어서 간단한 음료나 음식을 구입할 수 있고 잠시 쉬어가기 좋다.
여행작가 유은영
사진 : 4est 수목원 제공

* 위 정보는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윤화 기자 tianye1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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