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훈 칼럼]‘耕者有田’

2021.03.30 09:39:55

우리 헌법 제121조 제1항에 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며농지의 소작제도는 금지된다고 명시하여 농사를 짓는 자가 농지를 소유하여야 한다는 농지의 대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그리고 제2항에 농업생산성의 제고와 농지의 합리적인 이용을 위하거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발생하는 농지의 임대차와 위탁경영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인정된다고 하여 농지의 직접 경영에 관한 예외를 법률로 규율할 수 있도록 하여 농지법에는 농지의 임대차와 위탁경영에 관한 조항이 명시되어 있다.

 

이러한 헌법의 대원칙을 이어받아 농지법 제3조 제1항은 농지는 국민에게 식량을 공급하고 국토 환경을 보전(保全)하는 데에 필요한 기반이며 농업과 국민경제의 조화로운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한정된 귀중한 자원이므로 소중히 보전되어야 하고 공공복리에 적합하게 관리되어야 하며농지에 관한 권리의 행사에는 필요한 제한과 의무가 따른다고 농지의 기본 이념을 선언하고 있다.

 

그런데 위 농지법을 면면히 들여다보면 과연 농지에 관한 대원칙인 경자유전의 헌법 정신이 제대로 구현되어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우선 농사를 짓지 않아도 농지를 소유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가 11가지에 이르고 그 중 주말체험 영농 목적으로 농지를 소유할 수 있게 하는 조항은 소유 상한 면적(1,000)이 너무 넓을 뿐만 아니라 농지의 임대차로도 그 입법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상속으로 농지를 취득할 수 있는 조항 역시 과거 농업기반사회에서 가업을 중시하는 풍토에 기인하고 있어 산업화와 그로 인한 도시화가 고도로 이루어진 현대사회에 어울리지 않는다특히 농촌 인구의 고령화 및 이농 현상과 맞물려 향후 농지를 상속받은 부재지주가 점점 더 증가할 것으로 보여 비록 소유 상한(10,000)을 두었다 하더라도 경자유전의 원칙을 허물어 뜨리는 뇌관이 될 수도 있다유예기간을 주어 가업을 승계할 수 있도록 하든지 아니면 처분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유예기간 내 처분하지 못한 경우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이러한 농지를 매수하여 공공토지로 비축할 필요성이 있다.

 

더 나아가 일정 기간(현행법에서는 8농사를 짓게 되면 이농하더라도 해당 농지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 역시 10,000로 그 소유 상한을 정하였다고 하지만 그 입법 정당성을 찾기 힘들다농지를 농업경영에 이용하지 않을 경우 그 농지를 보유할 이유가 없으며 유예기간을 주어 처분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만약 유예기간 내 처분하지 못한 경우 국가에서 이를 매수하여 공공토지로 비축하거나 분양임대하는 방향으로 입법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실제 농사를 짓는 자가 농지를 소유할 수 있다는 헌법상의 대원칙이 농지법에 규정된 예외조항에 의해 퇴색되고 있고농지법에는 위 예외조항에 의해 보유하게 되는 농지에 대하여 임대차와 위탁경영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어 오히려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를 도와주고 있는 꼴이다.

 

농지는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소유ㆍ이용되어야 하며투기의 대상이 되어서는 아니된다는 농지법 제3조 제2항을 국가와 국민이 다시 한 번 되세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윤경훈 변호사

윤경훈 기자 yoonkh505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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