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립미술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 4.4」전 개최

2021.10.19 00:05:33

◈ ‘이우환과 그 친구들’ 세 번째 시리즈,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 4.4」 전 개최… 크리스티앙 볼탕스키의 첫 유고전이자 작가의 초기작부터 말기작까지 아우르는 대형 회고전
◈ 볼탕스키 작가, 전시 작품 선정, 공간 구성, 디자인 모두 마친 후 지난 7월 14일 타계해

부산시(시장 박형준) 시립미술관은 내년 3월 27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 3층, 이우환 공간 1층에서 이우환과 그 친구들 세 번째 시리즈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4.4》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1997년 국립현대미술관 개인전 이후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작가의 국내 최대 회고전이자 첫 유고전으로, 작가가 평생을 다루어온 ‘죽음’을 주제로 한다. 전시에는 작가의 예술적 행로를 확인할 수 있는 초기작에서부터 최근작까지 총 43점의 작품이 출품됐다.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작가는 이번 전시의 작품 선정, 공간 구성, 디자인까지 모두 마치고 지난 7월 14일 수요일, 76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작가는 전시를 통해 대량 학살이나 집단적인 죽음을 넘어 존재와 부재, 삶과 죽음, 기억과 망각을 관람객들에게 환기하고자 한다. 특히, 작가가 마지막 순간까지 애정을 쏟은 전시인 만큼 그의 예술적 성취를 총체적으로 관람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전시와 연계해 시민참여 프로그램도 개최된다. 오는 11월 18일부터 12월 2일까지 매주 목요일마다 진행되며, ‘볼탕스키의 삶과 예술의 양면성’(홍익대학교 예술학과 정연심교수), ‘예술 속 기억과 트라우마’(차의과학대학 미술치료학과 정수경 학과장), ‘프랑스 68혁명과 예술의 변화’(충북대학교 조형예술학과 한의정 교수)라는 주제의 강연으로 구성됐다. 

 

시민강좌 참여신청은 오는 11월 1일부터 17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 홈페이지(http://art.busan.go.kr)를 통해 가능하며, 강좌는 부산시립미술관 강당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기혜경 부산시립미술관 관장은 “볼탕스키의 갑작스러운 타계로 여러 나라에서 예정 중이었던 작가의 전시 대부분이 취소되었지만,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진행 중이던 작가의 회고전만큼은 어렵게 성사될 수 있었다”라며, 볼탕스키의 마지막 예술적 영혼이 들어간, 다시는 볼 수 없는 전시”라고 강조했다. 또한, “코로나 19로 인해 어려운 상황이지만, 부산시립미술관은 작가가 평생에 걸쳐 이야기해온 현재화된 죽음의 의미와 기억의 의미를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도록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부산시 시립미술관 홈페이지(http://art.busan.go.kr)를 참조하거나 전화(☎ 051-740-4254~3)로 문의하면 된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직접 한글로 디자인한 출발’, ‘도착’, 그리고 ‘Après(그 이후)’가 등장합니다. 인생의 시작과 끝, 그리고 그 이후의 의미를 담고 있는 텍스트로 볼탕스키의 철학을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키워드입니다. 이러한 텍스트는 섹션을 구분하는 단어라기보다는 전시 전체를 관통하는 것이며, 작가가 생전에 관객에게 던졌던 질문인 삶과 죽음에 대한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출발(Départ)>, 2021, 전구, 130 x 220 cm, 작가 소장

 

죽음에 대한 개념을 보다 구체화한 작품인 <기념비(Monument)>시리즈. 볼탕스키를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입니다. 일반적으로 쇼아(Shoah)로 희생된 어린이의 사진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이 시리즈의 주제는 어린 시절의 죽음입니다.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안의 어린이는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수집된 사진을 재촬영하여 탄생한 가공된 인물들은 작은 백열등과 주석 액자 틀에 담겨 새롭게 배열되어 있습니다. 종교적인 분위기마저 감도는 이 시리즈에서 작가가 가지고 있는 사진에 대한 철학이 드러납니다. 다시 말해 사진이 가지고 있는 실재와의 간극을 활용해 관객에게 더 많은 상상력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볼탕스키의 작품에서 사진은 레디메이드라고 스스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기념비(Monument, M002TER)>, 1986, 금속 프레임, 전구, 300 x 127 cm, 작가 소장

 

저장소: 퓨림 축제(La Fete du Fourim)> 작품에 들어가는 사진은 1939년 파리의 이디시 학생들을 찍은 사진을 사용했습니다. 부림절은 BC 5세기에 페르시아 통치자들로부터 유대인들이 목숨을 구한 사건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유대인들은 부림절에 선물을 교환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선을 베풀며 즐기는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볼탕스키는 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39, 유대인 어린이들의 불안정한 상황을 이 작품으로 대변하고 있습니다. 볼탕스키는 무고하게 죽은 이에게 성인의 지위를 부여하고 그들의 죽음을 추모합니다. 의도적으로 확대되어 희미해진 초상 사진은 작품의 의미망을 구성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장소: 퓨림 축제(Réserve: La Fête du Pourim)> *부림절 축제, 1989, 금속 상자, 사진, 램프, 178 x 195 x 21.5 cm, 작가 소장

 

볼탕스키는 1969년 아방가르드 단편영화 <기침하는 남자(L'Homme qui tousse)>라는 작품을 발표하게 되는데, 좁은 방안에 앉아 기침하며 피를 토해내는 인물을 형상화한 작품입니다. 작가의 초기작이자 당시 여러 영화제에 출품되어 크리스티앙 볼탕스키라는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계기가 된 작품입니다.

 <기침하는 남자(L'Homme qui Tousse)>, 1969, 영상, 가변크기, 작가 소장





문종덕 기자 ibusan@ikb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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