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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사직단-단군성전 역사나들이 코스

개천절이 되면 떠오르는 장소, 바로 사직공원이 아닐까?

[시민기자 박분] 종로구 사직동에 위치한 사직공원은 꽤 넓다. 사직단과 단군성전, 황학정이 모두 자리한 이곳은 원래 사직단(社稷壇)이라 불렸다.

조선시대에 사직단은 임금과 왕족, 관료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성역(聖域)이었다. 그러나 1922년 일제가 이곳을 공원으로 조성해 개방하면서 성역은 사라졌다. 하늘에 제사를 올리는 신성한 곳에 신사(神社)를 지었으니 일제에 의한 수난의 역사는 사직단 또한 피해갈 수 없었다. 해방 이후 신사는 철거됐고, 그 자리에는 지금의 단군성전이 세워졌다.

북신문에서 바라본 사직단의 모습 ⓒ박분

북신문에서 바라본 사직단의 모습

사직단은 담장이 바깥과 내부 등 이중으로 둘러 있고 동서남북으로 문을 낸 홍살문이 있다. 조선시대 역사드라마를 보면 신하들이 “전하 종묘사직을 굽어 살피소서” 하며 왕에게 충언을 올리는 대사가 나오는데, 이때 사직은 토지를 관장하는 사신(社神)과 곡식을 주관하는 직신(稷神)을 가리킨다.

토지신에게 제사 지내는 사단은 동쪽에, 곡식신에게 제사 지내는 직단은 서쪽에 배치했다. 두 신에게 제사 지내는 단을 만들어 모신 곳이 사직단(社稷壇)이다. 땅과 곡식은 조상을 모시는 것만큼 중요했기에 사직단은 성역과 다름없었다. 사직단은 사적 제121호로 지정되었다.

단군의 영정과 위패를 모셔두고 봉향하는 단군성전 ⓒ박분

단군의 영정과 위패를 모셔두고 봉향하는 단군성전

사직단에서 단군성전은 바로 이어진다. 단군성전(壇君聖殿)은 단군 영정과 위패를 모셔두고 봉향하는 곳이다. 단군성전에서 매년 개천절에 기념행사가 열린다. 개천절은 우리나라 건국을 경축하는 국가 경축일이다. 옛날부터 우리 민족은 10월을 상(上)달이라 칭하고 수확한 햇곡식으로 제상을 차려 감사하는 마음으로 제천 행사를 치렀다.

인왕산 자락의 황학정 전경 ⓒ박분

인왕산 자락의 황학정 전경

단군성전에서 인왕산길을 따라 조금만 더 올라가면 황학정에 다다른다. 고종황제가 만든 활터인 황학정은 구한말인 1899년 활쏘기 전통 계승을 위해 고종 황제가 경희궁에 세운 궁술 연습장으로 유서가 깊은 곳이다. 국궁은 호흡법과 바른 자세, 활을 당기는 근력 등 전신운동과 함께 마음까지 수양할 수 있는 스포츠다. 이곳에 2014년 개관한 국궁전시관도 있으니 둘러볼 만하다.

마침 국궁전시관에서 기증유물특별전 ‘세계의 활’이 열리고 있었다.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아메리카 등 세계 다양한 활을 볼 수 있는 전시이다.

유목생활을 했던 아시아 지역에서 편리하게 사용했던 `복합궁` 모습 ⓒ박분

유목생활을 했던 아시아 지역에서 편리하게 사용했던 `복합궁` 모습

말을 타고 유목 생활을 했던 아시아 지역은 기마궁술에 편리한 복합궁(나무토막을 이어 만든 활)을 주로 사용했다. 나무에 동물 뼈를 합성했기 때문에 내구성이 강하고 탄력이 뛰어나다.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은 일직선인 활을 주로 사용했고, 서유럽 지역에서는 장궁과 석궁이 발달했다.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원주민은 화살에 독을 사용하기도 했다니 간담이 서늘해진다. 유럽에서는 영국 ‘롱보우’가 위세를 떨쳤다. 특히 유럽 최고 기사단을 자랑하는 프랑스군을 상대로 백년전쟁에서 활약했는데 1분에 10발까지 쏠 정도로 위력을 발휘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우수한 우리 활도 다양하게 전시돼 있고, 동래부성에 침입한 왜군에 맞서 활로 대항하는 전투 장면을 그린 ‘동래부순절도’ 등이 전시돼 있어 우리 활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이번 ‘세계의 활’ 전시품은 모두 시민들이 기증한 것들이다. 12월 말까지 매 월요일과 추석 당일을 제외하고 열리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입장료는 2,000원이다.

황학정 국궁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기증유물특별전 `세계의 활` ⓒ박분

황학정 국궁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기증유물특별전 `세계의 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사직단과 개천절을 봉축하는 단군성전, 그리고 고종황제가 만든 활터인 황학정까지 코스는 짧지만 거닐다 보면 꽤 깊은 무게감으로 가슴속이 뿌듯하게 차오른다.

사직공원은 사람들 왕래가 빈번하지 않아도 인왕산에 오르는 등산객과 활을 쏘러 황학정으로 오르는 궁사를 심심찮게 마주칠 수 있다. 자녀들과 학습 삼아 역사 유적을 둘러보며 산책하기 좋다. 인왕산이 있어 공기도 맑고 사직단 주변으로 종로도서관도 있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1번 출구로 나오면 도보로 10분 정도 걸린다.

■ 사직공원 안내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사직동 1-28번지
○ 오시는 길 :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1번 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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