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나, 가야 아니라 대마도’…남창희 교수 특강

2018.01.26 04:25:54

인하대 고고학과 답사팀 일제 관변학자 학설 반박
조수 간만 계산 프로그램 통해 ‘일본서기’ 재해석
사단법인 현정회 이건봉 이사장

[한국방송/김국현기자] 일본 나가사키현 대마도를 현지 조사한 인하대 고고학과 답사팀이 조선총독부 관변학자들이 주장한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說)은 허구임을 실증하는 조사 결과를 오는 29일 저녁 7시 30분 세계환단학회 주최와 (사)대한사랑 경남지부 주관으로 창원대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일제강점기 일본학자들은 ‘일본서기’ 신공황후 기록을 인용하며 신라를 정벌한 365년부터 200년간 식민통치기관인 임나일본부가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남부는 일본의 식민지였고 북부는 한사군에 의해 지배됐으므로 일제의 35년 식민통치는 한국의 원래 상태로 돌아간 것에 불과한 것이라는 소위 식민사관의 핵심 논리였다.

 융합고고학과의 남창희 교수 연구팀은 임나일본부설의 근거가 된 일본서기 중애천황조 기록을 조목조목 분석한 결과 논리적 모순을 다수 발견했다고 한다. 우선 일본서기 기록에 의하면 바닷물이 나라 안으로 들어와 겁을 먹은 신라왕이 항복했다고 한다.

 하지만 동해는 원래 조수간만의 차이가 별로 없는 지역일 뿐만 아니라 해발고도 상 신라의 수도 경주는 밀물이 들어올 수 없는 곳이다. 경주 시내의 형산강(서천)의 둔치 해발고도가 28m이고 시내 평지 표고가 30-40m에 달한다. 4세기까지는 부산과 김해 등 남해안 지역은 가야세력권이라 신라와는 무관하므로 한반도에서는 신공황후 신라정벌설에 해당하는 곳이 없다.

 그래서 연구팀이 지난 3년간 주목한 것이 고구려, 백제, 신라가 각각 세력권을 대마도에 나눠 갖고 있었다는 부산대 이병선 교수의 주장이었다. 한반도 외에 원정함대가 후쿠오카에서 상륙 작전을 해야 하는 곳은 대마도와 이키섬 두 지역 밖에 없다.

 일본 대마도 아소만(淺茅灣)의 와타스미 신사의 수중(水中) 도리이(신사의 입구문)은 만조 때 물에 잠길 정도로 대마도는 뚜렷한 조수간만 현상이 발견된다. ‘일본서기’에 나오는 기록 기해월 신축일을 조수간만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계산해 보니 그날부터 3일간 만조였고 당시 후쿠오카에서 배로 사흘 걸릴 수 있는 대마도 서측에 사리현상이 있었다고 한다.

 한국천문연구원 양홍진 박사가 반복적으로 데이터를 입력해 나온 결과라고 한다. 신공황후가 정벌했다는 신라는 한반도의 신라가 아니고 대마도의 서측 연안의 신라계 세력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결론이다.

 답사팀은 대마도의 서북 좌호만(佐護灣) 지역이 작은 성읍국가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데 북쪽 지역에서 신라계 토기가 많이 발견되는 사실도 확인했다.

 같은 ‘일본서기’ 숭신천황 65년 기록에 의하면 임나는 후쿠오카에서 2천리 떨어져 있고 신라 경주의 서남방향에 있으며 북쪽은 바다로 가로막혀 있다고 했다. 고려대 최대석 명예교수와 북한의 김석형 등은 이 기록을 정밀 분석한 결과 대마도가 임나라고 비정한 바 있다.

 신공황후는 신라를 정벌한 것이 아니라 대마도 서북쪽 신라계 성읍국가를 공략했고 여기에 임나일본부를 설치했다고 하면 모든 이야기가 합리적으로 설명된다고 한다. 작은 대마도에 신라계, 고구려계, 백제계가 병존했다면 ‘일본서기’의 많은 기록에서 대륙의 고구려, 백제, 신라가 마치 이웃 마을들처럼 모여 있는 것처럼 묘사되는 의문점도 해소된다.

 군사고고학적 관점에서 해석하면 신공황후의 원정군은 상륙작전에 용이하도록 만조 수위가 가장 높을때 만(灣) 입구에서 군사력 시위를 하는 심리전을 구사했다고 남교수는 지적했다.

 365년 당시 한반도의 국제정세를 놓고 정치군사게임(PolMil 분석)을 하면 신라는 대마도의 신라계 세력을 공격하는 백제의 동맹국 왜(倭)의 공세에 대응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가야를 동맹을 한 백제의 해군력이 우월했고 백제가 김해나 부산 지역에 현존함대(Fleet in Being) 전략으로 신라 지원 수군을 묶어 두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규슈대학과의 학술교류를 겸해 동행한 세계환단학회 총무이사인 충북대 안병우교수는 해양학을 과학적으로 적용했기 때문에 설득력이 높다고 말했다. 일본의 후소샤 등 극우 교과서 출판사가 임나일본부설을 다시 주장하는 가운데 그 허구성을 논리적으로 반박하게 된 것은 중요한 성과라고 창원대 정유영 예술대학장도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바른 가야사 복원을 학계에 주문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일부 학자들이 가야가 임나라는 일본 우익 학설에 동조하는 움직임에 쐐기를 박는 의미있는 성과라고 경남지역 학계는 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고대사의 진실(임나는 가야가 아니라 대마도)’이라는 조사 발표회는 29일 저녁 7시 30분부터 창원대학교 봉림관 1층 대강당에서 사단법인 대한사랑 경남지부 주관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강 사 :  남창희 교수

· 연세대 정외과 졸업
· 미국 캔사스대학 정치인류학 박사
· 현) 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융합고고학과 교수, 인하대 대외협력처장
· 청와대 통일부 국방부 자문위원역임

김국현 기자 kkh1111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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