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의 담화문 발표 목적은 윤석열 정부 길들이기… 그럼에도 윤석열 대통령 ‘담대한 구상’ 초기 목적 달성

2022.08.19 19:49:22

- 北,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도 처음에 거부… 연구 후 대화의 장 나와
- 김여정의 담화문 발표로 북한이 ‘담대한 구상’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는 것만은 명백

[한국방송/이광일기자] 조용하던 남북관계가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발표로 거의 매일 링 위에서 치고받는 흥미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 이후, 17일 북한은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같은 날 윤석열 대통령은 기자 회견에서 미북관계 정상화 외교적 지원, 재래식무기 군축 제안 등 ‘담대한 구상’에 대해 좀 더 세부적으로 밝히자 18일에는 김여정이 ‘담대한 구상’을 전면 거부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에 나온 김여정의 담화문 내용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조목조목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에 대한 거부로 일관되어 있지만, 북한이 이명박 대통령의 비핵개방 3000까지 비교하면서 비난수위를 높인 것은 ‘담대한 구상’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김여정이 ‘우리의 반응을 목빼들고 궁금해하기에 오늘 몇 마디 해주는 것이다’라고 운을 뗀 이 대목이 인상 깊은데 지금까지 대통령의 대북 제안에 북한의 이러한 신속한 입장 발표는 흔히 있는 일이 아니다.

 

어찌보면 북한의 통전부가 ‘담대한 구상’이 나온 후 본격적인 업무복귀에 들어간 듯하다.

 

담화에서 ‘권좌에 올랐으면 2~3년은 열심히 일해봐야 그제서야 세상 돌아가는 리치, 사정을 읽게 되는 법이다’라고 2-3년이란 시간을 강조한 대목의 행간은 어찌 보면 윤석열 정부 임기 초기에는 핵 및 미사일을 완성하기 위해 대화의 문을 닫을 수밖에 없지만 2-3년이란 시간도 윤석열정 부의 동향에 따라 더 단축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으로 읽힌다.

 

총체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길들이기 작전이 시작된 것 같다.

 

김여정이 ‘윤석열 그 인간자체가 싫다’고 했는데 통상 인간관계에서 상대가 싫으면 무시해버리면 되는 것이지 남들 앞에서 ‘난 네가 싫어’하고 공개적으로 외치는 것은 어찌보면 상대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기도 하다.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처음 나왔을 때도 북한은 강경하게 거부했다. 그러나 내적으로는 본격적인 연구분석에 들어갔고 점차 대화의 장으로 나왔다.

 

미쉐린 3 스타 쉐프가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내놔도 손님이 눈길조차 돌리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그러나 김여정이 3일만에 반응을 보였다는 것 자체가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이 김정은의 마음을 흔듦으로써 그 초기 목적은 일단 달성한 셈이다.

 

2022. 8. 19.

국회의원 태영호

이광일 기자 kk0505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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