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쐈지만… 與野 “코로나 백신 지원 필요” 한목소리

2022.05.26 02:09:16

- 태영호·김민석, ‘北 코로나 백신 지원 실무적 정책 고찰’ 세미나 개최
- 권영세‘북 도발 NSC 이후 곧바로 세미나 참석해 인도적 지원 언급’
- 태영호“尹 정부 ‘원칙적 대응·인도적 지원’ 투트랙 대북정책 방향 보여준 것”
- “'풀 패키지 그랜드 헬스 플랜' 필요… 진정성· 비공개 차원 접근해야”
- 권영세 통일부 장관 “세미나, 우리 진정성 더 뚜렷히 보여줘”

[한국방송/최동민기자] 국민의힘 태영호(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 국회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민석(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의원이 25일 '북한 코로나19 대유행 사태, 주민 생명을 위한 인도적 지원 관련 실무적 정책 고찰'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북한이 이날 오전 미사일 3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가운데에도 권영세 통일부 장관, 여야 국회의원, 남북한 방역 전문가, 시민단체 등 민관이 한자리에 모여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논의한 뜻깊은 자리다. 특히 권 장관은 이날 오전 소집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마치고 바로 세미나에 참석했다.

 

세미나는 오주환 서울대학교 의과대 국제보건학 교수가 좌장을, 홍상영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과 태영호 의원이 발제를 맡았다. 토론에는 홍성욱 통일부 코로나19 긴급대응반 반장, 인요한 연세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 이재갑 한림대 의과대 감염내과 교수, 신희석 전환기 정의 워킹그룹 법률분석관이 나섰다.

 

권영세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윤석열 정부는 북한 도발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면서도 북한 주민의 삶 개선과 관련한 인도적 협력은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해 조건 없이 추진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왔다”며 “오늘 여야 의원들도 초당적으로 대북 코로나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까지 마련했는데 북한이 호응이 아닌 도발을 지속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오늘 이 자리의 의미는 북한의 도발로 퇴색하는게 아니라 우리의 진정성을 더 뚜렷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은 도발이 아닌 올바른 길을 택해서 나와야한다. 스스로를 더 고립시키고 제재의 굴레 속으로 들어가지말고 대화와 외교의 장으로 나와 자기들이 원하는 바를 말해야 한다”고 했다.

 

태영호 의원은 “오늘 이 자리는 북한의 도발에는 강력한 원칙적 대응을 하면서도 인도적 지원을 분리하는 ‘투 트랙’ 기조로 접근하려는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5년 뒤 윤석열 정부의 통일정책을 평가할 때, 북한 주민들이 제일 어려웠던 시기에 오늘의 세미나가 한반도 평화의 초석으로, 남북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변곡점으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이어진 발제에서 “우리나라나 국제사회가 북한을 지원한다고 공개 발표를 하는 방식은 북한 당국이나 외교관들의 자존심을 크게 자극해 이들이 속으로는 받고 싶어도 공개적으로는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북한 보위성이나 북한 노동당은 백신 지원과정에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와 체제 우월성이 북한 주민들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없는지 구체적으로 검토한다. 이 과정에서 북한 체제에 위협이 되는 요인이 발견되는 경우 김정은에게 올라가지도 못하고 도중에서 증발된다”고 지적했다.

 

태 의원은 “그동안 정치권의 속성상 북한을 위한 인도적 지원 협력도 공개 발표 형식으로 진행해왔으나, 이제는 대북 지원사업을 조용히 비공개로 접근해야 한다”며 “대북 인도적 지원은 보편성과 비(非)정치성, 진정성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북한 주민을 먼저 생각하는 진정성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또 “북한 협력 전용 약품과 의료 기재(콜드체인 등)를 별도로 준비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설사 북한이 우리의 지원을 호응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마셜 플랜’에 버금가는 ‘풀 패키지 그랜드 헬스 플랜’ 등 통 큰 제안을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추진해 백신 제공에 필요한 장비들, 특히 현재 유엔제재 항목에 들어가 있는 기름, 전기발동차, 배터리 등 물자들을 특례적으로 유엔제재 대상에서 면제받는 절차를 선행시켜야 한다”며 “백신협력의 초기 단계에서 우리는 뒤에 있고 WHO, UNICEF를 통해 협상을 하며 국제기구들도 지나치게 일반적인 규정과 원칙을 내세우는 대신 북한의 요구사항을 가능하면 다 받아들인다는 정책적 결정을 사전에 미리 해 두어야 한다”고 했다.

 

태 의원은 다만 북한이 당장 대한민국이나 국제기구로부터의 백신 지원을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또한 북한의 미사일 도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우리의 최근 전력 증강 행보,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선제압, 한미의 북핵공조 등에 대응해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북한으로서 선뜻 인도적 지원을 수용하는 이중트랙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특히 북한은 지난해 제8차 당대회를 통해 제시된 전략무기 개발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전술·전략 무기실험에 속도를 내고 있고, 향후 무기실험 행보를 위해서도 의도적으로 긴장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전술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우리의 노력에 따라 이번 북한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가 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인도적 지원 협력이 실효성을 얻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된‘북한의 특수성에 맞는 올 페키지 백신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홍상영 사무총장은 “북한이 외부의 지원없이 자체 방역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하려 하지만 현재 유열자(확진자)가 폭등세이고 북한의 의료 기술수준 및 방역 인프라를 감안할 때 기존의 방식만으로는 쉽지 않아 조만간 외부의 지원을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정부는 2018년 보건의료협력에 합의에 근거하여 남북 방역협력에 적극 나서야 하며 북측의 호응여부와 상관없이 협력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신희석 법률분석관은 "유엔 헌장상 회원국은 경제·사회·보건 등 관련 국제문제의 해결을 위해 협력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위해 공동 및 개별적 조치를 취하도록 명시하고 있다"며 "북한의 코로나 대응책이 필요성, 비례성, 비차별성, 투명성, 국제법 준수 조건에 부합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2년 5월 25일

국회의원 태영호

최동민 기자 ch11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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