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의 우크라이나는 1950년의 대한민국이다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자유세계의 무기 지원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

2022.04.13 02:10:18

[논평]_국회의원_태영호

[한국방송/박기문기자]

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국회에서 화상으로 연설을 했다.

카키색 반소매 셔츠 차림의 그는 먼저 그간의 지원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에게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곧 결연한 표정과 비장한 어투로, “전쟁에서 살아남고 이기려면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러시아 탱크··미사일을 막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목숨을 살릴 군사 장비가 대한민국에 있다,”며 그간 문재인 정부가 불가능하다며 밝혀온 살상용 장비 지원을 공개 요청했다. 그는 한국도 1950년대 6·25 전쟁을 겪었지만, 국제사회가 많은 도움을 줘서 이겨낼 수 있었다. 우리와 함께 서서 러시아에 맞서주기를 부탁드린다,”며 한국 전쟁을 언급했다.

 

어제 젤렌스키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서 1950629, 한강 방어선을 찾았던 맥아더 장군 앞에서 총을 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했던 소년병의 모습이 떠올랐다.

당시 소년병은 언제까지 참호를 혼자 지킬 것인가?”라는 맥아더 장군의 물음에 상관의 철수 명령이 있을 때까지 목숨을 걸고 지킬 것,”이라고 답했다. 맥아더 장군이 그에게 무엇이 필요한가 물으니 소년병은 오직 무기와 탄약의 지원만을 요청했다.

 

한 소년병의 그 짧은 한마디가 위기에 처해있던 한국을 구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맥아더 원수는, "이런 용감한 병사가 남아 있는 나라는 절대 망해선 안 된다. 우리는 전력으로 한국을 도와야 한다,”며 여러 반대에도 군사적 지원을 강행했다. 16개국의 1957733명의 젊은이가 대한민국의 자유와 생존을 위해 싸워주었고, 그중 151129명은 우릴 위해 피를 흘렸다. 특히 미국에서만 33686명의 젊은이가 전사했다.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웃는 얼굴로 떠났던 아들이 사망신고서로 돌아왔을 때 미국 어머니들의 마음을 우리는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

 

돈바스에서 곧 결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나토는 방어용을 넘어서 더 치명적이고 사정거리가 먼 강력한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검토 중이고 미국도 필요한 무기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자유세계의 이러한 군사 지원이 미국과 서방의 군사적 대결로 갈 수 있다며 위협하고 있다.

 

지금 우리 정부는 자유세계와 러시아 사이의 이러한 대결 흐름에서 옆으로 비켜서 있다. 방탄 헬멧, 천막, 모포 등 군수물자와 개인용 응급처치키트, 의약품 등 비살상용 물자만 지원했다. 추가적인 지원도 인도적 지원만으로 제한하려 하고 있다.

어제 있었던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국회 연설에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참석했으나 우리 정부측 에서는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만으로는 매일 희생되어 가고 있는 우크라이나 어린이들 등 민간인들을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19506월의 대한민국이 세계에 군사적 지원을 요청했을 때 세계가 인도적 지원만 했더라면 어떤 결과가 생겼을까?

 

앞으로 한반도에서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업고 또다시 무모한 군사적 침공을 감행했을 때 세계가 우리에게 인도적 지원만 약속하면 우리 국민의 심정이 어떨까를 고민해보아야 하는 순간이다. 일부 사람들은 러시아를 지나치게 자극하면 우리 경제가 힘들어지고 북핵 문제 해결도 요원해질 것이라고 한다. 그러한 주장도 무작정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의 우크라이나전쟁은 강대국이 약소국에 전쟁이라는 수단을 이용하여 자기의 정책을 강요하고 영토를 강탈하려는 부정의의 전쟁이다. 이 전쟁의 결과에 따라 세계질서는 달라질 것이다.

 

이러한 부정의에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이 과연 우리의 국익과 품격에 맞는지, 향후 우리에게 우크라이나와 같은 전쟁이 강요되었을 경우 우리가 국제공동체에 군사적 지원을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1950년의 대한민국이 다른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군사적 도움으로 나라를 지켰듯 우리도 2022년의 우크라이나를 자유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지켜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에게 맞는 국격일 것이다.

 

 

2022412

국민의힘 국회의원 태영호

박기문 기자 pgm01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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