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박기문기자] 13년여 간 표류했던 ‘서울역 북부역세권’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른다. 29,000㎡에
이르는 철도 유휴부지에 최고 38층 높이의 고밀복합개발이 본격화된다. 향후 장기적으로 이뤄질
서울역 전체 공간재편이 첫 발을 떼는 것이다.
사실상 공터로 방치됐던 대규모 철도 부지는 지하 6층~지상 38층 규모, 총 5개 건물로 이뤄진 연면적
35만㎡의 전시‧호텔‧판매‧업무 복합단지로 변모한다. 특히, 도심‧강북권 최초로 2,000명 이상을 수용
할 수 있는 국제회의 수준의 회의장‧전시장을 갖춘 컨벤션(MICE) 시설이 들어선다.
서울역 북부역세권은 서울로7017과 염천교수제화거리 사이 약 29,000㎡(중구 봉래동2가 122번지
일원) 규모다. 국가중앙역이라는 위상에도 자재‧물류창고를 제외한 철도부지 대부분이 장기간 활
용 없이 방치돼있고, 지상철로가 서울역 일대를 단절시켜 지역 간 발전 격차를 유발해왔다.
서울시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사업을 통해 나오는 공공기여금 약 2,900억 원을 활용해 서울역 일
대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인프라를 확충하고, 서울시 전체 균형발전에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서울역 일대 인프라로는 서울역 동-서지역과 주변 공공시설을 연결하는 보행 네트워크
를 조성해 지역 간 단절을 개선한다. 1‧4호선, 공항철도 등 다수의 노선이 지나는 서울역의 환경개선
을 위한 비용도 확보하게 된다.
서울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동작구 남태령공원, 강동구 암사역사공원 등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토
지보상 등에 투자한다.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높일 공원녹지와 편의시설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서울시는 용산지구단위계획 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서울역 북부역세권’ 세부개발계획(안)을 이
와 같이 수립하고, 1월26일(수) ~2월9일(수) 2주 간 열람공고를 시행해 주민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혔
다.
시가 작년 4월 코레일(토지소유자), 한화 컨소시엄(사업자)과 사전협상을 통해 큰 틀의 개발계획을 확정
한 데 이어, 사업 추진을 위한 도시관리계획 수립 절차가 본격화되는 것이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사업은 '08년부터 논의가 시작됐지만 민간사업자가 사업성을 이유로 중도 포
기하는 등 10년 넘게 표류 중이었다.
시는 사업 재개를 위해 2018년 개발방향 및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코레일에 제시했고, 2020년 4월
코레일과 한화 컨소시엄이 서울시에 사전협상제안서를 제출하면서 협상 논의가 재개됐다. 이후
약 10개월에 걸친 3자간 사전협상 끝에 2021년 3월 개발계획안을 최종 확정했다.
도시관리계획은 주민 열람공고 이후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최종 결정된다.
건축 인허가 등 관련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이르면 2023년 착공해 2026년 준공될 것으로 전
망된다.
서울시는 국제적 MICE 시설을 포함한 이번 서울역북부 역세권의 전략적 개발을 통해 노후한 도심의
부족한 기능을 보완하고, 국가중앙역이라는 상징성과 공공성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서
울역 일대는 역사‧관광자원이 풍부한 서울의 중심으로, 기존 1‧4호선과 공항철도에 더해 GTX 등 다수
노선이 추가로 개통을 앞두고 있어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과 시너지가 기대된다.
최진석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은 국가중앙역이자 유라시아 철도시대 국
제관문으로서 서울역의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며 “도심‧강북권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MICE 시설을 포함한 고밀복합개발로 침체된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